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 정상에 대한 가시돋친 '말 전쟁'까지 벌어져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위험한 사람' '폭군' 등의 말로 강하게 비판하며 북한을 자극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단 하루만인 지난달 30일 부시 대통령을 '불망나니''도덕적 미숙아''세계의 독재자' 등으로 표현하며 반격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북핵 갈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기싸움' 차원을 넘어 상대방에 대해 품고 있는 적대감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부시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쏟아낸 격렬한 비난은 현재 미국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감정 상태가 어떠한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