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의원이 14일 전격 탈당함에 따라 자민련내 '친(親) 한나라당' 의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한파' 의원들은 이 의원이 오래전부터 한나라당행을 공공연히 내비쳐왔기때문에 그의 탈당이 자신들의 거취 결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어떤 쪽으로든 움직인 뒤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자세다. 김 총재가 민주당내 비노.반노파의 행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지지도, 한나라당의 태도변화 등을 지켜본 뒤 이달말이나 내달초께 최종결심하면 그때가서 진로를 선택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 의원에 이어 한두명의 의원이 더 탈당할 경우 자민련으로서는 정계개편에서 협상력이 떨어지는 만큼 김 총재의 '결단'을 압박, 자민련 의원들의 거취 결정이 덩달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 탈당 소식을 접한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의미를애써 축소하면서도 결국 탈당 사태가 닥친 데 대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김 총재에게 탈당 사실을 보고했으나 아무런 말씀도없었다"며 "한마디로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후 인사동 모 음식점에서 김종기. 김정남 부총재, 김학원 정우택 정진석 의원, 변웅전 총재 비서실장, 이긍규 허화평 전 의원과 만찬을 함께 하고 이 의원 탈당에 따른 대책과 향후 당의 진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김 총재는 만찬회동 후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학원 의원은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확인해본 결과, 더 이상 탈당은 없다"며"이달말이나 내달초까지 기다려보자고 하니 전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특히 정몽준 의원이 자민련과의 연대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과관련, "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다.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민주당내 비노.반노측 후보단일화협의회에 대해선 "하나로 모여도 시원치 않을 판에 뿔뿔히 흩어져서..."라고 말하는 등 조급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원철희 정우택 이재선 의원은 이날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오찬회동을갖고 향후 거취에 대해 협의한 후 원 의원은 "동지들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같이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김 총재가 의원들의 생각을 모를 분도 아니니, 그가결단을 내릴 때까지 시간을 좀 주면 어떠냐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