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과 경과, 전망 등을 비교적 솔직히 토로해 관심을 끌었다. 8.8 재보선 지원유세를 벌이고 있는 노후보는 1일 광주를 방문, 지역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지지율 하락의 이유와 앞으로의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노후보는 '노풍'(盧風)이 약화된 이유를 우선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놀랄 만한' 지지율에 자만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는 "초반 50%대에 가까운 지지율에 흥분한 나머지 양 김(金)의 화해와 협력도 단숨에 이룩할 수 있고 87년 이전의 민주화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히 부산에서 뭔가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노후보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직후 상도동 YS 자택 방문을 고비로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을 염두에 둔 듯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경선 당시까지 당 밖에(고문직) 있다가 당내로 옮겨 관리능력이 떨어진데다 당내의 미묘한 역학관계에 대한 대응.조정능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경선과정에서 이인제 후보의 집요한 공세를 잘 견뎌내기는 했으나 색깔시비나 자질론, 대통령으로는 불안하다는 주장 등이 '맞을 때는 잘 몰랐으나 나중에는 몹시 아픈' 고엽제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해설자(일부 언론을 지칭하는 듯)들이 가벼운 상처에 그칠 실수도 크게 공격해 중상을 입은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후보는 "이같은 교훈을 앞으로의 대선 행보에 크게 참고할 것이나 8.8 재보선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본격적인 대선체제가 가동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노풍은 다시 불 것"이라면서 "4각의 링에서 해설자 없이 이후보와 맞대결하면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대한 영남권의 냉담한 반응에 대해 "아직 우리당 후보들을 동반당선시킬 만큼 영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스스로 안타깝다"며 "그러나 막상 대선을 치르게 되면 복수후보가 출마하더라도 영남권에서 30% 이상 득표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노후보의 이날 발언은 노풍의 진원지였던 광주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