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신임 주한 미국 대사는 30일 한국과의 동맹관계, 한반도의 평화 및 안보를 위한 협력과 점증하는 교역관계 등 "많은 도전들"과 관련해 한국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바드 대사는 오는 9월10일 부임하기 앞서 이날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한 미국대사로 일하는 것이 것이 자신에게 "훌륭한 기회"가 될것이나 "주한 미국대사들이 항상 직면하는 수많은 도전들 때문에 직무수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나는 한국에 가서 우리 앞에 놓인 많은 도전들에 관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한국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허바드 대사가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나눈 질의.응답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미국의 북-미 대화 요구에 응할 것으로 보는가? --우리는 파월 국무장관이 수차례 밝혔듯이 그가 응답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시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김정일이 이 입장에 응하기를 희망하며 이것이 북한, 미국 및 한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한국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1994년 한국의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현재의 입장은? --내가 한 발언의 전후관계를 참작해야 할 것이다. 당시 21세기의 바람직한 한국상을 주제로 한 연설 초청을 받고 21세기에는 한국이 더이상 국가보안법이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수차례 잘못 인용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적인 연설에서 사적인 방법으로 미래지향적인 발언을 했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은 우리의 연례 인권보고서에 밝혀져 있다. 수년 지난 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21세기에는 국가보안법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해 기뻤다. 나는 1994년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옹호한 것이 아니고 한국인들에게 이 문제를 장래에 생각해 보도록 촉구한 것이다. 한국인들이 이에 관해 숙고한 것을 보게 돼 기쁘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위한 특별한 준비는? --한.미 양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양국과 전세계에서의 우리의 이익을 위해 중요하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준비는 이제 겨우 시작되고 있다. ▲지난 3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일과 북한 정권에 대한 양국 지도자간 견해 차이가 있었는데 오는 10월 회담에서 이견이 좁혀지리라고 보는가? --지난 3월 두 대통령 사이에는 언론이 보도 또는 추측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견해차이가 있었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우리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남북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그의 노력을 지지함을 분명히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우리가 기본합의를 지지하며 북한도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대북)정책을 검토중이며 검토가 끝나기 전에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책검토는 완료됐고 그 결과는 우리가 특정 문제를 염두에 두되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재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두 대통령간의) 견해차는 이미 좁혀진 것으로 본다. ▲한국정부는 신변안전문제로 황장엽의 미국방문을 저지하고 있는데? --황장엽이 미국에 오느냐의 여부는 한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의 한국 출국이 허용된다면 그의 방문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나 미국정부가 초청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의회의 몇몇 의원들과 비정부 기구의 초청을 받고 있다. 그는 미국에 입국하도록 허용될 것이며 국무부는 연방 및 지방의 사법기관들과 조정해안전을 보장토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한국정부에 전달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하이넥스 문제 등 교역문제에 관한 견해는? --자동차와 하이넥스 문제는 아마도 별개라고 생각한다. 자동차의 경우, 숫자가 설명해 준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48만대를 수입한 반면 약 2천대를 한국에 수출했다. 뭔가 잘못됐다. 이는 미국산 자동차가 모두 나쁘고 한국산은 모두 좋다는 것이라기 보다 달리 영향을 미치는 무엇이 있는 것같다. 우리는 한국이 외국산 자동차의 수입과 구매를 저지하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음을 알고 있다. 외국산 자동차를 구입하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 한국관리들은 그러한 정책이 이 바뀌었다고 다짐했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미국산 자동차가 많이 팔리지 않고 있고 아직 상당한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현실은 여전하다. 관세를 인하하는 것은 외국산 자동차가 환영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하이넥스 문제는 약간 다르다. 국제 반도체시장이 매우 어려운 시점에서 (한국)정부가 하이넥스를 살려놓기 위해 여러 형태의 지원을 하고 있는 데대한 우려가 있다. 이 문제는 미무역대표부(USTR)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검토되어 왔으나 이것이 보다 광범위한 국제적인 의무와 연관되는지에 대해 결론이 내려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종류의 정부 지원이 아마도 부적절하며 미국의 일부 경제적 이익을 저해한다고 느끼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미 입국비자 발급거부에 대한 입장은? --우리는 매년 한국에서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비(非)이민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한국의 비자신청자의 90% 이상에게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우리는 현 상황이 비자를 철폐할 수 있는 상황이기를 바라지만 우리의 법과 관련해 그러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가능한 한 도움이 되고 우호적이며 협력적이고정중하게 법을 집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 논란에 관한 입장은? --한국과 일본은 매우 긴밀한 우방이다. 우리는 동북아시아와 전세계에서 막대한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는 양국이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이 문제를 극복하고 잘못된 인식을 시정해 우리가 양국의 우방이듯 친구가 되기 희망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정신대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 문제에 관해 대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법적인 입장에 관해 고찰하지 않겠다. 국무부와 법무부는 이에 관한 청문회에 반대했는데 이는 우리가 정신대에 동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모든 미국인이 정신대 여성들에 대해 동정하며 그들의 불만이 해소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정신대 여성들이미국인이 아닌데다 일본정부의 면책특권 등 기본적인 국제법의 원칙으로 볼 때 미국법정이 문제해결을 위한 올바른 장소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우리는 두 나라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중국내 탈북 난민문제에 관한 견해는? --이는 이제 막 좀 더 알려지기 시작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는 한국정부 뿐만 아니라 우리 행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으로 우리가 긴밀히 협의해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할 문제이다. 이는 중요한 인도적 우려 사안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 특파원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