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김현철씨 국정개입 파문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형우
신한국당 고문이 뇌졸증으로 쓰러지자 충격속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 대책마련은 커녕 상황파악도
제대로 못할 형편"이라며 "임기말 권력누수가 아니라 홍수처럼 돌발적인
사건들이 표출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 2.25 국민담화에 이은 개각으로 민심이 어느 정도
수습되는듯 했으나 현철씨 문제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느낌"이라며
"현철씨문제는 청와대가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설수도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바라볼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현철씨 문제에 관한한 묘책도 없고 소나기가 쏟아질때는 맞을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정보가 있어야 상황판단을 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 아니냐"며
"현철씨에 대해 떠도는 의혹이 도대체 어디까지 사실인지 조차 파악이 안되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무슨 대책을 세울수 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철씨 문제는 결국 스스로가 판단을 내려 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아들문제를 청와대가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계 출신 인사들 중에는 현철씨에 대해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 사람도
꽤 많은 편이다.

민주계 출신 한 청와대 관계자는 "현철씨가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봤지
어떻게 박경식같은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는지 모르겠다"며 "고생한 동지들은
돌보지 않고 엉뚱한 짓을 하고 다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같은 청와대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김대통령도 이날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조깅을 했으나 아주 침통한 표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92년 대선 직전 좌 동영으로 불리던 김동영 전정무1장관이
별세하더니 차기대선을 앞두고 이번에는 우 형우라는 최고문이 쓰러졌다"며
"김대통령이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같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요즘 창업보다는 수성이 더 어렵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