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의 청와대 여야영수회담의 결과는 한편으론 다소 싱겁다는 느낌마저
주고있다.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현안 이슈가 부족했던데다 과거
여야영수회담시 으례 주어졌던 대통령의 야당에대한 "선물"이 이번에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회담은 보기에따라서 대통령과 야당대표가 "동문서답"식으로
자기입장 표명에 급급했다는 느낌을,또다른 측면에서는 달라진 여야관계의
한단면을 볼 수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날회담에서 여야 영수가 새로운 선거문화의 정착에 의견을
모았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만 넘길 사안은 아니다. 어차피 이번회담의
성사배경은 정치개혁법의 국회통과에서 비롯됐었다. 그런만큼 이날회담을
계기로 우리정치권은 국익을위한 새로운 여야 협력체제의 시동을 건 의미를
부여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회담이 끝난뒤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이 "여야간부들이 오찬을 함께하며
새선거 풍토 조성을 재확인한 것은 50년 여야사에 처음있는 일"이라 논평한
것은 바로 이를 읽게하는 대목이다.

이날회담은 그러나 너무 정치적인 문제에 집착,경제현안에 관한 의견교환이
적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UR재협상 논란과 관련한 의견개진이
있었을뿐 정작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물가나 경제활성화를 위한 여야협력
방안,국제화 지원등의 분야에서는 거의 언급없이 지나갔다.

어쨋던 과거의 여야 대표들의 회담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로 진행된 이날
영수회담 결과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 좀더 두고 보아야 할것 같다.
야권으로서는 경우에 따라서 아무 성과를 얻지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없지않고 이에따른 정국의 변화도 예측하기가 쉽지않다는 뜻이다.

<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