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JP모건은 미국,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2분기 임금이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고 집계했다.

이 같은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JP모건은 임금인상에 속도가 더 붙어 내년 임금상승률이 3%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선진국들에서 실업이 줄면서 기업들이 인력 유지, 쟁탈을 위해 임금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노동자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신호가 다수 목격된다고 전했다.

미국 민간노동자들의 시급은 지난 8월까지 1년 동안 2.9% 올라 금융위기가 끝난 2009년 중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6월과 7월 임금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임금은 올해 2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해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추세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장기휴가 독려, 임금인상을 대신하는 복지제도 확대와 같은 방식으로 임금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임금인상 추세가 계속되면 경제학자들 사이의 `필립스곡선` 논쟁이 해결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필립스곡선은 1960년대 영국 경제학자 A.W. 필립스가 내놓은 경제모델로 실업률과 화폐임금 상승률 사이에 역의 함수관계가 있다는 가설이다.

실업률이 낮아지면 화폐임금이 올라 물가상승률이 높으며 실업률이 높을수록 물가가 치솟을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진국들의 실업률이 1980년 이후 최저인 상황에서 임금이 추세대로 계속 인상된다면 필립스곡선이 틀렸다는 최근 논쟁이 해결되는 셈이다.

한편 블룸버그는 임금인상은 기업이익을 떨어뜨리고 물가상승을 부르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소개했다.
선진국 노동자 임금, 금융위기 후 `최대 폭 증가`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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