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도 `휴가 간다`…"긴급상황 대비 군 시설에서 휴식"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여름 휴가에 들어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기간의 대부분을 군 보안시설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첫 여름 휴가 때 오대산에 올라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군 시설 내에만 머무르면서 청와대가 밝힌 대로 휴식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29일 연합뉴스와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동하면 (경호원 등) 여러 명이 움직여야 한다"면서 "이번에는 그야말로 휴가에 집중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을 위해 들렀던 강원도 평창에서 대통령이 평소 좋아하는 등산을 하러 오대산에 올랐다가 시민을 만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일정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여름 휴가 중 이틀은 평창에서 보냈고 이후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시설로 자리를 옮겨 나머지 휴가 기간을 보내며 장병들과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군과 권력기관 개혁 문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 국정 구상을 할 좋은 기회인 만큼 조용한 곳에서 차분하게 이와 관련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군 시설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긴급한 상황 등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가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휴가 기간에도 긴박한 상황이 일어났을 경우 대통령이 보고를 원활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휴가지를 군 시설로 정한 것도 그런 상황과 시설이 갖춰졌는지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 맞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여름 휴가를 떠난다.

이는 통상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면 비서실장이 그 역할을 대행했던 관례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오면 청와대를 비운 동안 있었던 현안 등을 보고한 다음 비서실장이 휴가를 떠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순차적으로 휴가를 떠나게 되면 (각각 일주일 동안 자리를 비워) 사실상 2주 동안의 공백이 생기게 되는 셈"이라며 "휴가 기간을 맞춰서 떠나는 것이 다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함께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이 기간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두 사람의 역할을 대행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자리를 비웠을 때 비서실장이 남는 이유는 급박한 안보 상황이나 자연재해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이는 모두 안보실 소관"이라며 "정 실장이 이를 관리하는 만큼 청와대 업무에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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