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휩싸였다. 신형 말리부를 출시한 지 반 년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2017년형을 내놓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리부는 출고를 시작한 이후 소위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때이른 부분변경이 더욱 의외라는 분위기다.

그래서 말리부를 선택한 소비자들은 당혹스럽다. 일찌감치 신형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반 년만에 구형 취급을 받게 됐고, 2017년형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예상치 못한 웃돈을 주고 차를 사게 됐다. 2017년형엔 워셔 레벨링 시스템, 브링고 내비게이션 앱, 레드 터보 뱃지, 뒷좌석 열선시트 등의 편의품목이 추가되고, 트림별로 몇몇 품목이 조정된다. 가격은 차값의 약 1~2%, 60만원 가량 오를 전망이다. 개선 품목에 비해 가격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가격을 올리려는 기업의 꼼수'라는 의혹을 감추지 않는다. 말리부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자 곧바로 수익성 증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게다가 4,000~5,000대의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출고 대기를 모두 해소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출고를 늦춘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형의 초기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적으로 상품성 개선 요구가 높았다는 설명이다. 부분변경은 단점의 신속한 보완 차원일 뿐 가격 올리기 꼼수는 아니라는 항변한다. 실제 소비자들이 경쟁차종과 비교했던 뒷좌석 열선을 추가하고 브링고 내비게이션 앱 등을 추가한 것은 요구를 반영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솔직함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2017년형의 조기등판 소문이 퍼지자 "인도시기가 2017년까지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이지 부분변경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결국 2017년형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영업 일선에서는 연식변경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도 2016년형 계약을 진행, 말리부 예약 대기자만 8,000명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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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리부는 한국지엠에게도 단비 같은 존재다. 중형에서 늘 외면받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제서야 듣든히 허리를 쳐주고 있어서다. 그래서 더욱 소비자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이번 일을 타산지석 삼아 또 다시 스스로 믿음을 낮추는 자충수는 두지 말아야 한다. 한국지엠에게 올해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니 말이다.

[기자파일]부분변경 말리부, 꼼수 아닌 배려 되려면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