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방영돼 화제가 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라면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라면은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조리법으로 무궁무진하게 변형시킬 수 있다.

다양한 토핑과 부재료를 선택해 끓여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라면뷔페도 요즘 시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려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세계 최고다. 한국인의 라면사랑은 그만큼 각별하다. 애정이 깊다 보니 걱정거리도 많다.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우선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고, ‘몸에 좋다’는 식품에만 집착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어떤 식품도 좋거나, 나쁘기만 하지 않다는 게 식품영양 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모든 먹거리는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조화롭게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하면 해가 된다는 말은 먹거리에도 해당된다.

그렇다면 맛있는 라면을 더 건강하게 먹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면의 열량과 지방이 걱정이 된다면 튀기지 않은 건면을 선택하면 된다.

밀가루 소화가 부담스럽다면 쌀국수나 냉면 같은 밀가루 함량이 적은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라면은 국물음식이기 때문에 나트륨 함량이 높은데, 비빔타입의 라면을 선택하거나 스프의 양을 조절하면 이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여러 가지 채소나 버섯 등을 곁들이면 맛도 다양해지고 채소류의 풍부한 칼륨이 나트륨의 배설을 도와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채소류의 풍부한 비타민과 섬유소도 라면요리를 더욱 건강하게 해준다.

제철과일을 곁들인 상큼한 비빔면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자녀와 함께 요리를 하면 감각과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라면에 치즈나 우유를 넣어 단백질과 칼슘을 보충해 줄 수도 있다.

바야흐로 봄이다. 이번 주말에는 냉이를 듬뿍 넣어 끓인 ‘봄향기 라면요리’로 식탁에서 봄을 맞이해도 좋을 것이다.

장영애 <농심 영양연구팀장(식품영양학 박사) jjang@nongsh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