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본차이나 능가하는 세계적인 그릇 만들것"

이기홍 대표는 "유기는 살균 및 소독력이 뛰어나 음식을 담으면 대장균과 비브리오균이 99% 이상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또한 보온과 보냉 기능도 탁월해 음식을 담으면 음식에 어울리는 제 온도에 맞게 식사할 수 있다"며 유기의 장점을 자랑했다.

그의 유기 예찬론을 조금 더 들어 보자.무엇보다 유기가 집안 생활환경을 점검하는 지표라는 것.그는 "집에 놋그릇을 두었는데 녹이 잘 슬거나 색이 잘 변한다면 집 안에 세균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며 "특히 그릇에 물을 담아 3~4일간 뒀을 때 물과 그릇이 닿는 부분의 색이 변하면 대대적으로 청소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좋은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이 퍼져 있어 널리 쓰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첫째 유기 값이 너무 비싸 선뜻 구매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평생 쓸 수 있는 놋그릇과 유행 지나면 바꿔 줘야 하고 깨지면 버려야 하는 도자기를 긴 세월 동안 비교해 보면 어느 쪽이 더 저렴한지 답이 나온다"며 "쓸수록 길이 들어 윤이 나고 운치 있는 놋그릇의 느낌까지 생각해 보면 도자기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창유기공방 제품의 가격은 밥 · 국그릇과 수저 한 벌에 약 20만원 안팎이다.

두 번째는 두드려 만든(단조) 이른바 '방짜 유기'만이 전통 유기인 것처럼 알려진 점이다. 이 대표는 "청동 가공 기술의 역사를 보면 주물이 단조보다 오래된 기술이고 단조로 만들 수 있는 유기는 징이나 대야,수저 정도"라며 "특히 소형 밥그릇 등 작은 제품을 망치로 두드려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 프레스 등으로 찍는 것이 보통인데 이를 두고 방짜 유기라고 선전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유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제품을 보급하기 위해 서울시 상일동에 전시 및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품질을 인정받아 2003년부터는 청와대 기념품점에서도 팔리고 있고 제품을 꾸준히 해외 전시회 등에 출품하며 수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급형 유기 외에 고급 공예물이나 장식물 등 작품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91년부터 전국 규모의 공예전에 꾸준히 출품,대통령상을 비롯해 21회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는 "영국의 도자기 제품인 본차이나는 한 세트에 1억원이 넘는 것들도 많다"며 "틈틈이 작품 제작에 전념해 본차이나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그릇을 세계 시장에 내놓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