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로데오 거리에서 수입가구 회사를 운영하는 한모씨(42·여).그는 지난주부터 일정표에 메디컬스파 방문을 포함시켰다. 7월 한 달간 남편과 함께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여행할 계획인 그는 앞서 건강검진을 포함,몸 전체를 '바캉스용'으로 바꿔주는 메디컬 뷰티 서비스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주 2~3회,2주간 12~15가지의 프리 바캉스 케어를 받으며,비용은 250만원 정도로 잡았다. 바캉스 철을 앞두고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와 스파,피트니스 센터 등 고급 미용 숍은 한씨처럼 장기 휴가에 대비해 '프리 바캉스 케어(pre vacance care)'를 받으려는 손님들로 북적대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타기 2주 전부터 관리를 시작하며,1인당 평균 투자비는 200만~300만원 정도다. 고객층도 20대에서 50대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메디컬스파의 인기는 대단하다. 내과 피부과 등의 병원 기능과 마사지 피부관리 등의 스파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신종 업태로 병원이 주는 신뢰감과 고급 스파의 안락하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모두 누릴 수 있어서다. 메디컬스파를 찾아가면 먼저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이어 욕조에 들어가 잠시 몸을 푼 뒤 피부과 진료실로 자리를 옮겨 1시간 동안 IPL 시술을 받는다. IPL은 복합 파장 레이저를 얼굴에 쬐어 주름,잡티,모세혈관 확장을 치료하는 것으로 피부에 탄력을 주고 주름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효과가 4주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바캉스가 끝날 때까지 좋은 상태의 얼굴을 유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다음 코스는 마사지실. IPL로 자극받은 얼굴에 콜라겐을 발라 진정시키고 비타민과 산소가 함유된 세럼을 얼굴에 분사하는 보습 미백관리를 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친다. 2~3일 후 메디컬스파를 다시 방문하면 복부와 허벅지 부위의 지방을 없애주는 주사를 맞고 겨드랑이와 수영복 팬티 라인의 털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는 왁싱 서비스를 받게 된다. 하지만 프리 바캉스 케어는 살을 빼는 게 주목적인 비만 관리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H 토탈 뷰티센터의 김금주 원장은 "강남 아줌마 중에는 평소 꾸준히 몸매 관리를 해온 '몸짱'이 많아 일반인들이 흔히 하는 복부나 허벅지 지방 흡입술과 같은 시술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대신 카복시 테라피처럼 눈에 확 띄기보다는 은근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만들어주는 치료법이 인기라고 한다. 카복시 테라피는 의료용 이산화탄소를 피하지방층에 주사해 지방을 연소시키는 요법. 몸무게가 줄진 않지만 보디라인이 매끈해 보이고 피부 탄력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어 장기 바캉스족의 필수코스라는 것이다. 몸매 못지 않게 얼굴 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것도 프리 바캉스 케어의 또 다른 특징이다. IPL은 물론 처진 턱 선을 올려주고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메조 테라피,비타민과 산소 태반을 이용한 치료요법 등은 기본이다. 피부를 '부티나게' 태우기 위한 전신 각질제거,뒷모습을 의식한 등 부분의 해초 팩 서비스 등도 프리 바캉스 케어의 주요 메뉴다. L스파의 정승은 상무는 "웰빙 바람과 함께 보다 긴 휴가를 선호하는 계층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자신만의 멋진 바캉스를 원하고 있어 프리 바캉스케어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