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레저용 차량(RV)이구나." 현대차인 스타렉스 9인승 클럽(CLUB)의 외관과 실내공간, 주행성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RV다. 지난해말 커먼레일 디젤엔진(CRDi)을 새로 달고 나온 만큼 기대가 컸다. 우선 실내공간은 넉넉하다. 두 세 가족이 타도 여유롭다. 2열 시트를 1백80도 회전시키면 이동중에 얼굴을 마주보며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 1,2,3열 시트를 완전히 젖히면 침대로 쓸 수 있어 좋다. 3열 시트를 접으면 캠핑용 도구를 싣기에 안성맞춤이다. 불편함이 없진 않았다. 운전석 도어를 넓혔으나 키가 큰 운전자가 타기엔 다소 거북스러웠다. 노약자나 어린이,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탈 수 있도록 한 사이드 스텝이 장신인 운전자에게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다. 센터페시아를 운전자쪽으로 비스듬히 뉘게 설계해 라이오, 에어컨 스위치 조작은 쉬웠다. 시동을 걸었다. 기존 디젤엔진의 거친 숨소리는 사라졌다. 약간 둥둥 거리기만 할 뿐이다. 주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 가속페달을 밟았다. 시속 40km에서 80km까지 내달리는 가속성은 긴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하다. 1백60km에 도달하니 정숙성은 더 했고 CRDi 엔진이 자랑하는 1백45마력의 힘이 느껴졌다. 디젤차답게 1백km 거리를 달렸는데도 연료계 바늘은 큰 움직임이 없었다. 자동이지만 연비가 ℓ당 10.6km에 달했다. 중형 가솔린 승용차와 맞먹는 연비다. 주행중에도 엔진소음이나 바깥 바람소리는 기존 스타렉스보다 대폭 줄어든게 확연했다. 중형차 수준의 정숙성을 실현하기 위해 차체 기둥과, 엔진부분 등에 각종 흡차음재를 보강한 효과다. ABS와 브레이크 디스크 용량을 14인치에서 15인치로 업그레이드한 때문인지 제동이 정확하다. 겉보기에 긴 차체여서 코너링이 조심스러울 것 같으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핸들링은 아주 부드럽다. 판매가격(SVX TCI 모델)은 1천4백96만원이다. 1천9백90만원인 기아차의 카니발보다 4백94만원 싸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