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7월 퇴출위기에 몰린 조흥은행이 외자유치에 나섰을 때 익명으로 외자유치 대표단에게 '격려금'을 전달,감동을 안겨줬던 행원이 최근 밝혀졌다. 주인공은 이 은행 강서금융센터의 한승규 대리.당시 관악지점 행원이었던 한 대리는 1998년 7월5일 당시 경영진이 퇴출을 면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외자 유치에 나섰을 때 공항에 갑자기 나타났다. 당시 조흥은행의 상황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불과 1주일전인 6월29일 금융당국은 동화 경기 대동 등 5개 은행에 대해 재무구조 불량 등을 이유로 퇴출조치를 발표하면서 조흥은행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외자를 끌어들여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추가 퇴출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다급해진 경영진은 재미교포 자산가인 김종훈 유리시스템 회장의 출자의사를 확인하러 미국으로 떠나던 참이었다. 그 때 느닷없이 관악지점 행원대표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직원이 나타나 대표단한테 봉투를 불쑥 내민 것.봉투에는 지점직원이 모은 '격려금'과 '외자유치를 반드시 실현시켜달라'는 글이 적혀있어 대표단을 숙연케 했다고 한다. 최근 1백5주년을 맞은 조흥은행의 홍석주 상무는 당시 주인공을 찾기 위해 사내 e메일에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글을 띄웠고,마침내 그 주인공이 한 대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홍석주 상무는 "당시 외자유치단의 일원으로서 관악지점 직원들의 마음을 늘 고맙게 간직해왔다"며 "이제 은행도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만큼 그때 주인공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