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대체로 보합권 영역에서 숨고르기 과정을 거치며 이틀 내리 하락했다. 개장초 134엔대 중반에 안착한 달러/엔 환율을 반영, 1,334.80원까지 오른 환율은 오름폭을 줄여 1,33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물량 부담 등으로 1,335원이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저가매수 등이 1,320원대로의 진입을 방해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1,7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18개월중 최고치를 기록한 주가는 상승압력을 완화시켰다. 월말을 앞두고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하다. 엔/원 환율은 최근 지속적인 하락 흐름을 타고 다시 980원대로 내려섰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70원 낮은 1,330.50원에 마감했다. ◆ 물량부담 속 달러/엔 ''촉각'' = 시장은 점차 물량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1,335원이라는 레벨에 대한 경계감도 상당하다. 달러/엔에 대한 기대방향에 따라 거래방향은 일단 갈라져있지만 아래쪽에 더 많이 열린 흐름으로 읽히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방향을 잡기 어려운 흐름이지만 1,334원이상에서는 역외에서도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며 "장중 달러/엔 레벨이 낮아진 점도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덜어내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중 공급우위로 원화와 엔화간의 동조화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며 "밤새 그린스팬이 의회증언 발언에 따른 뉴욕 증시와 달러/엔이 중요하며 달러/엔이 134.20엔대를 지키면 1,328원, 134엔 밑으로 가면 1,325원까지 흘러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나 업체 네고가 꽤 많아 공급우위가 유지됐다"며 "내일도 위쪽으로 1,335원에 대한 강한 경계감이 있고 물량 부담 등을 감안한다면 1,320원대 후반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달러/엔 환율 정체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34.50엔을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과정을 거쳤다. 전날 뉴욕에서 134.50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134.70엔대로의 일시적인 반등을 제외하고 대체로 134.40엔대를 활보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0분 현재 134.44엔을 가리키고 있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엔 약세를 부추기는 발언을 했지만 135엔을 앞두고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추가 약세를 자극하지 못했다. 하루만에 순매수로 방향을 바꾼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739억원의 대규모 매수우위를 기록,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구실을 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2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09포인트, 2.03% 높은 757.71에 마감, 지난 2000년 7월 21일 783.06 이래 18개월중 최고치를 보여 이에 가세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80원 오른 1,334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오름세를 강화, 9시 38분경 이날 고점인 1,334.80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추격매수세가 없고 업체 네고물량 등이 출회되며 레벨을 낮춘 환율은 한동안 1,332∼1,333원을 오가다가 11시 54분경 1,331.60원까지 고개를 숙인 끝에 1,331.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332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331∼1,332원을 오가다가 달러/엔의 반등이 힘겨운 틈을 타 2시 21분경 1,331원을 기록, 하락 쪽으로 방향을 돌렸으며 2시 31분경 1,33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혼조 양상을 펼쳤으며 몇차례 1,330원 하향돌파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막혔다. 달러/엔의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추가 낙폭 확대를 제한했다. 장중 고점은 1,334.80원, 저점은 1,330원으로 장중 4.8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6,16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28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7,460만달러, 5억4,85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331.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