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되던 신사복과 여성 속옷(란제리)이 최근엔 할인점에서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함께 실속형 소비추세가 확산되면서 신사복과 란제리 등의 패션상품이 할인점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타운젠트 빌트모아 아르페지오 등 중저가 신사복 판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벌 가격은 19만∼42만원선. 가장 잘 나가는 가격대는 25만원 안팎이다. 타운젠트와 빌트모아는 올 상반기 각각 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말까지 예상매출액은 각각 1백억원. 이마트 신사복 바이어 김동성 과장은 "최근 9개 신사복 업체와 입점상담을 벌일 정도로 신사복 업체에서 할인점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도 신사복 매출이 짭짤하게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점포당 월평균 매출이 1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판매 브랜드는 빌트모아 타운젠트 트루젠 미켈란젤로 등으로 가격은 17만∼23만원. 백화점에서 파는 신사복 제품값의 절반 이하다. 홈플러스 신사복 바이어 정은숙 대리는 "추동시즌에 접어들면 경기에 민감한 신사복은 백화점보다 할인점에서 더 잘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란제리 시장에서도 할인점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브래지어가 란제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 매입부 이순섭 바이어는 "브라는 주말에만 1억원어치가 판매될 정도로 효자품목이어서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등 매장구성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란제리업체 비비안은 이마트와 공동 기획한 '비비안 포 이마트'란 브랜드로 할인점을 파고 들고 있다. 대상 고객을 20대후반∼40대후반의 여성으로 잡고 브라 팬티 거들 슬립(원피스형 속옷) 케미솔(투피스형 속옷) 등 다양한 종류를 내놓았다. 기존 비비안 제품보다 30∼40% 값이 싸다. 비비안은 하반기 들어 이마트 전 점포에서 한달 평균 13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홈플러스도 점포별로 비비안 비너스 트라이엄프 임프레션 등 3∼4개 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다. 점포당 월평균 매출이 올 상반기엔 5천만원이었지만 하반기엔 5천8백만원으로 늘어났다. 비비안과 비너스는 롯데 마그넷에서 백화점과 차별화한 '드로르''아르보'란 브랜드를 각각 선보이고 있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