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기존 항암제 항생제 위주의 신약 개발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의 최첨단 신약으로 연구 방향을 틀고 있다. 이 회사는 발기부전치료제 골다공증치료제 비만치료제 등 이른바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고부가가치 신약 분야에서 잇따라 좋은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선 먹는 발기부전치료제 "DA-8159"(가칭 서포라이즈)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임상1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중 임상2상을 마칠 경우 2003년말께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아그라보다 부작용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춘 이 제품이 발매될 경우 국내에서는 연간 2백억원,세계시장에서는 약 1억달러어치를 팔수 있을 것으로 동아제약은 관측하고 있다.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이 지난 98년 3월부터 공동 개발중인 골다공증 치료제는 환자의 뼈를 분해하는 "카텝신-K"라는 효소를 억제하는 신물질. 이 효소는 파골(破骨)세포가 뼈세포의 세포막에 들러붙을 때 뼈를 녹이는 수소 양이온이 방출되도록 하고 골질의 결합단백질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작용을 통해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2가지 계열의 모핵(母核)물질을 개발해놓았다"며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머크 같은 다국적 제약사도 같은 연구를 진행중이지만 현재 아무런 신물질도 도출해 내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아제약은 또 작년 하반기부터 TG바이오텍과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비만은 다른 질환에 비해 아주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초연구과정이 가장 힘들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개발에 성공하면 수익이 엄청난만큼 최근 80만개의 화학물질 라이브러리(분자구조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사들여 기초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동아는 기존 "시부트라민"과 같은 중추신경계 식욕억제제나 "제니칼" 같은 지방흡수억제제와 다른 지방세포(adipocyte)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가장 혁신적인 개념의 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아제약은 천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천식치료제와 주근깨 기미 등을 개선하는 흑피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아제약 연구소 강수형 수석연구원은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항암제 항생제 등의 신약 개발에 뛰어들면서 숱한 시행 착오를 겪었다"며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유발되는 비만 골다공증 발기부전 등의 치료제를 개발해야만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 제약사의 연구 동향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개념의 치료제를 개발에 나서는등 고위험 고수익의 연구개발전략을 추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올해 매출 목표액인 4천6백50억원의 4.3%인 2백억원을 17개 연구과제에 투자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