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포동에 사는 K씨(34.자영업)는 이달초 한솔CSN의 인터넷쇼핑몰( www.autosclub.com )에서 쌍용자동차의 5인승 지프 무쏘(디젤 230S)를 샀다.

최종계약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화면에 표시된 순서대로 ID 주소 신용카드번호 등을 입력하고 차종 옵션 할부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클릭한 것을 끝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됐다.

여기서 K씨는 37만원의 구매포인트를 얻었다.

현금할인은 아니지만 다른 상품을 그만큼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혜택은 같은 셈이다.

"운전경력이 10년 이상인데다 지프에 대해서도 잘 알고있어 굳이 차를 사기 위해 대리점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K씨의 설명.

인터넷 전문판매업체인 딜웨이( www.dealway.co.kr )에 접속해도 싸고 편리하게 자동차를 살 수 있다.

기아자동차의 1천5백cc 급 리오(DOHC KL)의 경우 차값을 12만원 할인받는다.

여기에 <>후방경보기 <>급발진방지 시스템 <>도난경보기 <>선팅 <>엔진오일교환권 2회분 등의 사은품이 주어진다.

이 사이트는 하루평균 5천회 이상의 접속건수를 유지하며 20대 이상의 신차를 팔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자동차영업소 직원들에게 인터넷 차판매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3사 영업노조들은 할인판매에 나선 인터넷 판매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생계를 걸고 있는 영업망을 인터넷 업체에 고스란히 내주고 있는 이들의 처지는 아주 절박하다.

그러나 인터넷 구매는 이미 생활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인터넷 자동차 판매사이트도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급기야 완성차업체인 대우자동차도 오는 5월부터 독자적인 인터넷 판매사이트( www.buy.dm.co.kr )를 운영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쌍용자동차 삼성상용차 등도 한솔CSN과 잇따라 제휴를 맺고 인터넷 판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한솔의 오토스클럽은 개설된지 열흘만에 4만5천명의 회원을 확보할 정도로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현대 기아등 국내 메이저업체들은 아직 망설이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인터넷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 메이커들로선 인터넷 판매가 오히려 득이 된다.

영업소 운영에 들어가는 건물임대료와 일반관리비 영업수당같은 엄청난 부대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작년 한때 온라인 계약까지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가 인터넷 판매 도입에 미온적이라기보다는 기존 영업망과의 마찰같은 여러가지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시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편이 맞다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주목되는 대목은 최근 현대차 위탁대리점들의 동향이다.

이들은 대리점협의회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인터넷 판매망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가며 더이상 오프라인에 안주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기존 인터넷 판매업체들도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있을 수는 없게 됐다.

완성차업체들이 자체 대응에 나서고 대기업을 필두로 한 대형 인터넷 쇼핑몰까지 가세한 이상 자칫 군소유통업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어차피 인터넷 비즈니스란 모든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는 없는 구조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콘텐츠 제공 등을 매개로 대기업들과 제휴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자동차 유통시장에서 이미 "총성없는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조일훈 기자 jih@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