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부가 10일오후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국립
중앙박물관 신축 및 유물전시장 변경에 관한 설명회,공청회"에서는
"구총독부철거시기"를 놓고 각계의 첨예한 대립을 반영하듯 질의도중
방청객끼리 의견대립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

방청객질의순서에서 임창순씨(문화재위원)가 "구총독부건물을 허는것보다
5천년역사의 문화재가 훼손될지도 모르는게 더 큰문제이다. 새박물관을
지어놓고 총독부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총독부 건물의 조속
철거를 주장하는 방청객들이 벌떡 일어서며 "폐회하자""이미 결정난 것
같고 뭘 얘기하느냐" "혼자만 얘기하느냐 나도 얘기하자"고 야유하는등
격한 상황이 벌어진것.

이같은 분위기는 대표 질의자로 참석한 손보기씨(단국대 교수)가 "임
선생님은 일제때 창씨개명도 하지않고 항일운동을 했던 분"이라면서
"일단 우리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내놓은 의견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는 말로 다소 수그러들기도.

<>설명자 및 답변자로 나선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정재훈 문체부
생활문화국장을 비롯 이광노 박물관건립추진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을
비롯 광복회 민족운동사연구회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설명회는 "선 박물관 건립 후 총독부건물 철거"를 주장해온 한국고고학회의
참석 거부탓인지 "정부의 치밀한 계획에 축하를 해주고 싶다""이제는 서명
노력보다는 돈을 모아 이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등
대체로 정부의 방안에 찬성하는 의견으로 일관.

그러나 안휘준씨(서울대교수)는 "정부의 방안은 차선책이지만 차선중
최선책"이라면서 "왜 공청회를 미리 열지않고 서둘러 발표해 여론의 분열을
만들었는가"라고 지적.

임창순씨는 "집안에서 옆방으로 짐을 옮겨도 책하나가 없어진다든가
파손되는 마당에 한번 이사하면 될걸가지고 두번이사한다는 것은 안된다"며
"대통령이 한다고하면 왜 그대로 따라가느냐,독재때와 다를바가 없다"며
사전공청회없이 방안을 결정한 정부의 처사를 꼬집기도.

이날 한 방청객은 "총독부건물을 해체해야한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의견이
모아진 얘기인데 철거시기를 늦추라고 했다가는 친일파로 몰리는 현실"이
한심하다며 한탄.

<>이날 설명회에 참석을 거부한 고고학회는 이날 배포한 "박물관임시
이전결정발표를 듣고"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폭파철거이후 발생할
문화재의 손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지적한다"면서
"새국립박물관을 마련한다음 총독부건물을 철거하는것이 순서임"을 주장.

고고학회는 또 "이 요식행위적 모임에 참석을 거부한다. 당국이 진정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면 정부안을 포함,가능한 모든방안을 동등히 놓고
최선책을 택하는 토론회를 개최할것을 요구한다"고 촉구.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