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 모터스사가 1920년대 중반에 포드사를 추월한 이래 지금까지
계속 업계수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슬로언시스템"이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생산방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각기 다른 차종을 별도의 라인에서
생산토록 하는 "슬로언 시스템"은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공정으로 이 시스템을 고안한 장본인이 바로 알프레드
슬로언이다.

슬로언은 또한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최초로 "컬러 앤드 아트"(Color and
Art)부서를 창안한 사람이기도 하다. 자동차의 색깔과 디자인만 전담으로
연구하는 이 부서가 좋은 반응을 얻자 경쟁업체인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GM을 따라왔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인력이동에 따른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이직은 다반사로 있는 일이지만 슬로언은 보다 안목이 높았던
모양이다. 그는 "GM입장에서는 당장은 손해를 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미국 자동차산업이 발전될
것"이라고 도량을 보였다.

오늘날 경제전쟁 양상을 일러 블록화 지역화등의 표현을 쓰고 있으나
국부는 최종적으로 그 나라의 책임이다. 그렇다면 인재를 키우는 데있어
개개기업의 입장을 떠나 국가전체의 경쟁력향상이라는 차원에서 투자개념을
정립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옛날 중국 초나라 공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활을 두고 돌아왔다. 이때
신하들이 활을 찾아나서는 것을 보고 공왕은 "초나라 사람이 잃은 활을
어차피 초나라 사람이 얻을 것 아니냐"며 득실이 따로 없다는 대승적
태도를 보였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국내 1등"만을 지향한 나머지 내부지향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요즘은 특허를 공유하거나 기업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이같은 자세는 특히 기술을
선도하는 대기업들에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국가차원에서는 결코
마이너스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