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은행 안영모 행장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원조 의원(민자)이 18일 오전 갑자기 출국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수행원 없이 혼자 도착해 10시35분 노
스웨스트 여객기를 이용해 출국했다. 이 여객기는 도쿄를 거쳐 하와이로
가게 돼 있었다. 이 의원은 출국신고서에 가는 곳을 `일본 도쿄''로, 체류
목적을 `신병치료''로, 체류기간은 `20일''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는 직업란에 `연구소 연구원''이라고 적어 신분을 감추려 했음이 드러났
다.
이 의원은 그동안 안 행장에게서 거액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대
상에 올라왔으며, 이번의 갑작스런 출국 이전에 국회 회기중인데도 청와
대나 민자당에 전혀 통보가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검찰에서는 수사를 피
하기 위해 해외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이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쪽은 "지병인 간경화와 당뇨가 악화돼 도저히 국내에서
치료할 방법이 없어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나간 것으로 안다"고 도피성
외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의원은 당 사무총장이나 총무에게
얘기도 없이 일반여권으로 출국한 것으로 안다"며 그의 출국이 도피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계당국이 그의
행선지에 대해서조차 알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