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한다고 당장 뭔가 달라질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최근 무역동향을
들여다보느라면 도저히 걱정을 안할 재간이 없다. 작년에 두자리수(10.
5%)로 증가율이 뛴 수출이 금년들어 가속이 붙어 좀더 활기를 띠었으면
했건만 오히려 다시 뒷걸음질을 치고 있고 그러는 한편으로 수입은
진정되긴커녕 더욱 빠른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판은
총선열기로,산업현장은 임금교섭을 앞둔 긴장으로,관청은 또 눈치보기로
모두들 제정신이 아니고보니 실로 걱정이 아닐수 없다.
지난 1월만해도 수출증가율은 16. 2%로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설연휴를 앞두고 너도나도 선적을 서둔 결과였다. 곧 2월한달 실적이
나오겠지만 지난 24일까지의 중간집계는 작년 같은기간대비 4. 6%가
감소한것으로 드러났는데 그건 예상을 벗어난 수출부진이다. 수입도
4.7% 감소했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않다. 수입은 언제든지 수출이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사실 수출부진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일은 수입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현실이다. 수출용대신 내수용수입비중과 증가속도가 계속 높아가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특히 불요불급한 소비재 수입,승용차 가구등의 사치성
내구소비재의 급격한 수입증가가 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수출용과 내수용이 전체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90년 32. 1%와 67.
9%에서 91년에 30. 3%와 69. 7%로 내수용몫이 1년사이에 1. 8%포인트가
확대된바 있는데 관세청당국이 최근 분석한 지난1월중의 수입총액
73억2,000만달러에서는 내수용이 전체의 73%로 더욱 급속도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1월중 내수용 수입증가율은 수출용(9. 5%)의 약3배인
26%로 총체적으로 높기도했지만 그가운데서도 특히 사치성 내구소비재의
그것은 평균 46%로 더욱 높았으며 자동차는 무려 150%나 불어난것으로
조사되었다.
수출증가가 가장 바람직한 일이긴하다. 그러나 단기간에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수출이 크게 확대되긴 어렵다.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해외시장여건도 좋지않다. 미 일 EC등 우리의 주시장들이 모두 경기침체를
호소하고 있다. 결국 가장 확실한 효과를 기대해 봄직한 선택은
수입조절이다. 무엇보다도 불요불급한 소비재,사치성 내구소비재와
물가안정을 구실삼은 각종 농축수산물수입을 절제해야한다. 소비자
수입업자 정부당국이 다같이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