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를 통해 향후 경제활동의 호.불황을 예측할수 있을까.
최근 미국의 "경제심리학저널"이라는 학술지에 소개된 한 사회심리
학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행가와 경기사이클사이에는 밀접한 상
관관계가 있다고한다.
콜럼비아대의 공중보건대학원 특별연구원인 해럴드 줄로씨는
2차세계대전이후 6번에 걸친 미국의 마이너스성장기와 당시의
유행가가사들을 조사했다.
2차대전이후 미국의 GDP(국내총생산)성장이 뒷걸음질쳤던것은 1958년 60
61년 70년 74 75년 80년 81 82년등 여섯차례. 이 시기를 전후해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유행가 인기순위집계인 빌보드차트의 1위부터 1백위까지의
노래 1천3백44곡의 가사를 분석했다.
그는 이노래들을 "나쁜일을 곰곰이 생각하는"단계부터 "비관적이고
상념적인 형태"등 7가지로 분류했다.
이결과 "비관적이고 상념적인"유행가는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에 돌입하기 1
2년전에 히트한다. 다시말해 주식을 내다팔고 은행에 돈을 맡기는것이
낫다는 신호이다.
반면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1년전에는 보다 낙관적인 노래들이 인기를
끈다. 예를 들어보자. 가장 최근 미국의 경기후퇴(2분기연속
마이너스성장)가 시작된 1990년 3.4분기로부터 1년전인 89년 여름
파인영카니발이라는 록그룹의 "좋은 일"이라는 노래가 크게 유행했다.
비관적인 기준에서 89점을 얻은 이노래의 첫마디는 "내인생의 좋은 일은
사라져버렸네"로 시작된다.
역시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던 91년 1.4분기로부터 1년전인 90년초에
발표된 인기가수 조지 마이클의 노래 "때를 기다리는 기도"라는 노래가사도
지극히 비관적이다. "지금은 거지와 괴퍅한 자들의 시대.
또다른 경기후퇴기였던 70년으로부터 1년전인 69년의 유행가를 봐도
이같은 현상이 목격된다.
69년에 유행한 대중음악가운데 CCR그룹의 "떠오르는 흉월"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도 "강이 범람할까 두려워. 분노와 파괴의 소리가
들리네"등 우울한 가사로 가득차 있다. 또 세상의 종말을 읊은 "서기
2525년"이라는 노래도 세계적으로 히트했다.
그렇다면 유행가가 경기동향을 예측할수있을까.
줄로씨는 여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린다.
비관적 노래 소비자 심리위축 경기둔화라는 직접적 인과관계가 발생한다고
볼수는 없다는 점을 그는 인정한다.
그러나 유행가로 대표되는 대중문화는 전염성이 강하다. 대중음악은
소비자신뢰를 상승시키거나 위축시키는데 심리적 강화작용을 한다.
소비자신뢰는 경기동향을 예측하는 주요변수이므로 유행가는 참고자료가
될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재미삼아 올해의 미국경기전망과 관련,지난해초에 인기를 끈 유행가를
살펴보자.
91년 하반기부터 마이너스성장이 본격화됐음에도 상반기에 유행한
노래들은 대부분이 낙관적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글로리아 에스테판의 히트곡 "어둠속에서 빠져나와"가
이때 유행했다. 또 인기정상의 가수 폴라 압둘이 부른 "새로운 날의
약속"도 "지금은 괴롭지만 좋은 날이 올것"이라고 노래하고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부분의 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는 미국경제가 회복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있다.
<김정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