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7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4동 15의385 자기집앞에서 놀다
유괴됐던 김광래씨(44.공원.의정부시)의 외아들 동준군(10.의정부 배영
국교3년 )이 26시간만인 28일 오후4시께 집에서 1km 가량 떨어진
야산기슭에서 암매장된 피살체로 발견됐다.
김군유괴사건을 수사해온 의정부경찰서는 28일 낮12시10분께 의정부1동
그랜드 호텔옆 공중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걸고 나오던 이두견씨(24.무직.
의정부시 가릉동15 의314)를 연행,범행을 추궁한 끝에 김군을 유괴한후
살해,암매장했다는 범행사실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이씨의 자백에 따라 동준군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1km 가량
떨어진 속칭 막박산기슭의 흙더미 속에 암매장된 동준군의 사체를
발굴했다.
범인 이는 경찰에서 전세방을 얻기 위해 7백만원이 필요하다는
동거여인 김모씨 (22)의 말에 따라 돈을 마련키 위해 이같은 범행을 하게
됐다고 자백했다.
<>범행
범인 이는 지난27일 오후5시30분께 의정부4동 동준군의 집 부근
영오락실앞 길에서 만난 동준군을 " 약수터에 놀러 가자"며 유인했다.
이는 동준군과 함께 1 가량 떨어진 의정부시 자금동 막박산기슭
약수터로 가서 약수를 마신뒤 이곳에서 2백여m 떨어진 산속으로 동준군을
끌고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쓰러뜨린뒤 손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범인 이는 숨진 동준군을 인근의 흙구덩이로 옮긴뒤 흙을 덮어 놓고
시내로 돌아왔다.
이는 이에 앞선 지난23일 국민은행 의정부지점에 김기호 라는 가명으로
1천원을 예금,거래구좌를 터놓고 김군가족을 협박해 돈을 입금시킬 준비를
했다.
동준군을 약수터로 데려가면서 집전화번호를 알아낸 범인 이는 이날
오후 7시15분께 동준군 집으로 전화를 걸어 " 동준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다. 내일 오전10시까지 현금 7백만원을 준비해 놓고 기다려라"고
말한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어 범인 이씨는 5분후인 7시20분께 다시 동준군 집에 전화를 걸어
동준군의어머니 송인자씨(36)가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데 7백만원이 어디
있겠느냐? 동준이를 돌려달라"고 애원하자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뒤
다시 현금 7백만원을 28일 오전10시까지 준비해 놓으라고 협박한뒤 전화를
끊었다.
범인 이씨는 이어 이튿날 낮12시8분께 다시 동준군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돈이 준비되었느냐" 고 물었다.
이때 경찰에 유괴사실을 신고한뒤 범인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올 경우
최대한 시간을 끌라는 경찰의 부탁을 받은 송씨가 " 돈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동준이를 제발 돌려달라" 고 대답하자 범인은 " 다시 전화를
하겠다" 며 전화를 끊었다.
범인 이는 경찰에서 지하방 두칸(15평)짜리를 1천2백만원에 전세내 형
부부와 동거여인,여동생등 7식구가 함께 살아오다 동거녀 김씨가 "전세방을
따로 얻어 나가 살려면 7백만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범인 이는 지난88년 의정부시 Y공고를 중퇴한뒤 89년10월 의류공장인
W실업에서 반년 가량 일하다 중국음식점의 배달원등으로 전전해 왔다.
<>수사 및 검거
동준군의 부모로 부터 유괴사실을 신고받은 경찰은 녹취장치를 김씨집
전화기에 설치한뒤 1백50여명의 형사를 의정부시내 공중전화부스 주변에
잠복근무시키고 동준군의 친구등을 상대로 유괴당시 동준군 목격여부등을
조사했다.
범인 이는 경찰에 연행돼 처음에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 상의
안주머니에 갖고 있던 국민은행 의정부지점 발행 예금통장과 이
통장소유자의 타인명의의 나무도장이 발견되자 범행일체를 자백했다.
<>사체발굴
범인 이를 검거한 경찰은 이날 오후4시께 의정부시 자금동 막박산 기슭
사체 유기장소로 범인 이와 함께 가 흙으로 덮혀있던 동준군의 사체를
찾아 발굴했다.
사체로 발견된 동준군은 지난27일 전산학원에 갈때 입었던 감색바지와
빨강색 점퍼 차림으로 왼쪽으로 누운 자세로 숨져 있었다.
동준군의 목에는 범인 이가 목을 조를때 생긴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있었으며,안면에도 범인의 주먹에 맞은 듯한 피멍이 있었다.
<>동준군 주변
동준군의 아버지는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덕계리 S섬유에서 공원으로
일하고 있으며,어머니 송씨도 집 근처 봉제공장에서 재봉일을 하며 월
10만원씩을 받아왔다.
김씨 부부는 최모씨(56)집 방 1칸을 보증금 1백만원에 월세 10만원에
세내 살고 있는 어려운 형편이다.
동준군은 성격이 활달하고 조숙한 편이어서 동네에서는 주로
중학생들과 사귀어 왔으며,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면서 집을 비워 방과
후에는 전자오락실 등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왔었다.
동준군의 담임교사 박정자씨(53.여)는 "동준이가 학업은 부진한 편이나
노래나 춤을 잘추는등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