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서점 교보문고가 1980년 설립 이후 첫 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대형 서점 중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독서 가뭄’으로 인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31일 출판계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4월 1일부터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날 오전 이 같은 내용이 사내 공지됐다. 희망퇴직 대상은 40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10년 이상인 임직원이다. 근속연수 10년 이상 15년 미만 임직원에겐 20개월분 기본급을, 15년 차 이상은 24개월분 기본급을 준다. 이와 별도로 1인당 1000만원을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으로 최대 2000만원을 추가로 준다.교보문고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교보문고 측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선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종이책 유통에서 나아가 디지털 전환, 신사업 발굴 등을 위해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출판계에서는 “도서 시장의 위기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 성인 한 명당 한 해 읽는 책의 수는 평균 4.5권이다. 2년 전에 비해 3권 줄었다. 종이책으로만 따지면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2.7권에 불과하다.여기에 원자재가격 인상 등이 더해지면서 교보문고의 경영 실적은 뒷걸음질쳐왔다. 최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지난해 1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사상 최대 매출 8324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책값 인상 등으로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물류 시스템 혁신, 각종 신사업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교보문
세네갈 출신 프랑스 작가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33)는 2021년 공쿠르상 수상자다. 1921년 <바투알라>로 수상한 르네 마랑 이후 정확히 100년 만의 흑인 수상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으로선 최초다. 공쿠르상은 노벨 문학상, 부커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해 24일까지 한국 독자들과 만났다.그는 세네갈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세레르족 출신이다. 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고등학교까지 프랑스어로 정규 교육과정을 밟았다. 프랑스로 건너간 뒤 파리의 사회과학고등연구소에서 공부했다. 세네갈의 초대 대통령이자 시인인 레오폴 세다르 상고르(1906~2001)의 작품을 주로 연구했다. 박사과정 중 소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논문을 중단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그의 첫 장편소설은 2015년 발표한 <둘러싸인 땅>이다. 자하드 민병대가 장악한 사헬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을 담았다. 아프리카 이민자의 삶을 다룬 <합창대의 침묵>, 세네갈 지역 동성애자들의 이야기인 <순수한 인간들>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21년에 쓴 그의 네 번째 장편소설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으로 공쿠르상을 받았다.안시욱 기자
‘이용자 0명.’어떤 서비스든 상품이든 출발선은 같다. 하지만 어떤 것은 세계적으로 20억 명의 사용자를 모으고, 어떤 것은 금방 망한다. 한때 2억 명을 끌어들인 6초 동영상 플랫폼 ‘바인’처럼 잘나가다 고꾸라지기도 한다. 돈이 다가 아니다. 구글은 2011년 소셜서비스인 ‘구글 플러스’를 선보이며 대대적인 론칭 행사를 했지만 전혀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대기업이 야심 차게 출시한 많은 서비스가 비슷한 길을 걸었다.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하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벤처캐피털 회사인 앤드리슨 호로위츠에서 심사역으로 일하는 앤드루 첸은 이를 ‘콜드 스타트 문제’라고 부른다. 추운 날 자동차 시동을 걸기 어려운 데서 말을 따왔다. 처음 출시된 모든 서비스와 상품이 마주하는 문제다.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차량 공유업체 우버에서 일하기도 한 그는 드롭박스, 슬랙, 줌, 링크트인, 에어비앤비, 틴더, 트위치, 인스타그램 등 유명 회사들의 사례를 연구해 <콜드 스타트>라는 책을 썼다. 이용자 0명이 어떻게 수천만 명, 수억 명으로 불어날 수 있는지 생생한 사례와 함께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성공한 서비스의 이면엔 거의 항상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 쓰는 사람이 많으면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용자가 임계점을 돌파하지 못하면 네트워크 효과는 오히려 역으로 작용한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 손님이 아무도 없으면 발걸음을 돌리고 싶은 것과 같다. ‘제품이 뛰어나면 자연스레 이용자가 늘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온라인 데이팅 앱 ‘틴더’는 2012년 출시됐다. 그전에도 매치닷컴, 이하모니, 오케이큐피드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