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90년생이 온다' 신드롬 후 4년…"우리는 모든 부당함에 분노한다"
<90년생이 온다>는 4년 전 출간 당시 돌풍을 일으켰다. 회사에선 신입사원으로, 시장에선 주요 소비자로 등장한 90년대생의 특성을 알기 쉽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기업 임원 등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이 신간 <그건 부당합니다>로 돌아왔다. 그동안 기성세대와 90년대생 간의 세대 갈등이 약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여전히 ‘미스터리한 존재’로 취급받는 요즘 세대를 보며 저자는 새 책에서 세대 갈등의 원인을 단순히 나이 차가 아니라 ‘공정과 부당함’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에서 찾았다. 90년생을 넘어 새롭게 성인으로 편입된 ‘00년생’도 논의 대상에 포함했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청년 세대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고된 사교육과 공교육을 경험한 세대. 80% 이상의 비율로 대학에 진학해 학위를 딴 뒤 고된 취업 준비 생활을 거쳐 어렵게 사회에 진출하더니, 각종 선거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 이젠 ‘고인물 기성세대’를 곤란하게 하는 청년들. 이렇게 정의내리면 괜찮을까. 저자는 단호하게 ‘노(No)’라고 답한다. 이들을 단순히 ‘반항아’로 규정하거나, 이들의 커진 목소리를 관성에서 벗어나려는 청년 특유의 저항의지 정도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이들을 갸웃거리게 만든 공통적인 키워드는 바로 ‘부당함’이라고 지적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부당한 어떤 사안에 대해 ‘그 정도면 현실적으로 괜찮다’며 넘어가 버린 기성세대를 향한 반발이 세대 갈등으로 떠오른 것이란 설명이다.

이 책은 그간 그러려니 지나쳐온 수많은 ‘반칙’을 되짚어본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부당함을 지적한다. 젊은 세대가 불과 몇 년 만에 공무원이란 직업을 기피하게 된 이유나 출산하지 않는 이유 등을 모두 부당함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저자의 관점으로 문제를 들여다볼수록 수많은 갈등의 원인이 ‘세대 차이’가 아니라 ‘원칙 차이’였음을 깨닫게 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