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의 ‘Dreams come true’를 리마스터링한 뮤직비디오 캡처.
S.E.S.의 ‘Dreams come true’를 리마스터링한 뮤직비디오 캡처.
“20년도 더 된 노래인데 엄청나게 좋네요. K팝은 역시 대단합니다.”(러시아어권 이용자) “과거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노래입니다. 요즘 K팝 못지않네요.”(스페인어권 이용자)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유튜브에 올린 옛날 뮤직비디오에 세계 각국 K팝 팬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쏟아졌다. 공개 10여 일 만에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긴 이 영상은 S.E.S.가 1998년에 발표한 ‘Dreams come true’ 뮤직비디오를 고화질로 리마스터링한 결과물이다.

유튜브가 SM엔터테인먼트 등과 이달 초부터 시작한 ‘K팝 리마스터링 프로젝트’가 국내외 K팝 팬들 사이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는 1990~200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인기 뮤직비디오의 음질과 화질을 끌어올려 글로벌 음악 팬들에게 선보이는 기획이다. K팝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부터 H.O.T.의 ‘전사의 후예’를 시작으로 신화, S.E.S. 등 자사 1세대 인기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매주 하나씩 공개하고 있다. 11일 공개한 S.E.S.의 뮤직비디오는 발표한 지 20년이 넘은 노래와 영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이한 것은 추억의 노래를 들으러 온 국내 K팝 팬들뿐 아니라 해외 K팝 팬들까지 영상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영상 댓글란에는 다양한 언어로 음악과 아티스트 등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열성적인 해외 팬들은 K팝 신보뿐 아니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과거 음반까지 찾아서 듣고 구매하며 ‘역사’를 공부한다”며 “팬들이 K팝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보면 K팝의 저변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핫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K팝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한다면 더욱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와 NHN벅스 등도 유튜브와 함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인조 혼성그룹 코요태의 ‘실연’, 백지영의 ‘부담’,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등 옛 히트곡들의 뮤직비디오를 최근 풀 HD 화질로 리마스터링했다.

리마스터링 바람은 다른 장르로도 번지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2010년 인기리에 방영된 ‘신데렐라 언니’의 고화질 리마스터링 버전을 17일 공개했다. 다음달 1일에는 영화 ‘타짜’가 개봉 15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된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등으로 한국 문화 전반에 쏠리는 관심을 발판 삼아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