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구속과 함께 회사 대표를 맡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소식이 뜸했던 그의 장녀 박선영(45) 씨가 더하우(THE HOW) 영성경영연구소 대표의 자격으로 모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규덕(70) 더하우연구소 고문과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갖고 연구소 취지와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더하우연구소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와 단체 등 모든 조직을 성공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에 입각한 컨설팅과 강연, 출판 등 사업을 운영한다.

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서양 중심의 사고에 빠져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우리의 정신과 사고로 무장하고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으로 우리의 근본인 '사람'에게서 모든 것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연구소의 근본 철학을 설명했다.

박 대표는 연구소 소개 영상의 내레이터를 맡기도 했으나 이날 주로 발언한 것은 김 고문이었다.

김 고문은 영성 경영의 3대 전제인 '자애자존'과 '무애무착', '영육공존', 7대 과제인 인간과 언어의 한계 인정, 현실 인식, 명확한 목표 설정, 부단한 노력, 언행일치, 다양성 인정 등에 관해 설명했다.

더하우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는 기업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에도 영성 회복에 관해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그 형태는 컨설팅 등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고문과의 인연에 관해 박 대표는 "선친을 통해 알게 됐으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행사 사회자도 둘 사이를 "스승과 제자"라고 표현했다.

연구소 내 박 대표의 역할에 관해서는 김 고문이 "내가 나이가 많기 때문에 후계자로 훈련받고 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김 고문은 '나를 가르쳐줄 스승이 이 세상에는 없더라', '우리는 이렇게 속고 있었다', '나라가 왜 이 꼬라지가 됐노?' 등의 책을 냈다.

이들 책에서 그는 1976년 대학 졸업 후 몇몇 대기업에서 근무했으며 1996년 산중기도 중에 '득도'했다고 소개돼 있다.

행사 주최 측이 질의 주제를 '영성 경영'으로 한정해 고 박연차 회장이나 그의 사후 태광실업 경영, 고 박 회장 집안과 정치권의 관계 등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영성 경영 전도사' 된 박연차 장녀 박선영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