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2집 ‘네오 존’으로 ‘빌보드200’ 5위에 오른 보이그룹 NCT 127.
정규 2집 ‘네오 존’으로 ‘빌보드200’ 5위에 오른 보이그룹 NCT 127.
보이그룹 몬스타엑스에 이어 NCT 127도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 톱5에 랭크됐다. 빌보드200 최상위권에 진입한 K팝 그룹은 방탄소년단, 슈퍼엠과 함께 4개 팀으로 늘어났다.

빌보드는 15일(현지시간) 예고 기사에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NCT 127의 정규 2집 ‘NCT#127 네오 존’이 빌보드200 최신 차트(3월 21일자)에 5위로 진입한다고 보도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이 앨범은 발매 첫 주 8만7000장 상당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중 전통적인 앨범 판매는 8만3000장을 차지한다. 앞서 카카오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몬스타엑스는 지난달 29일자 빌보드200 차트에 정규 1집 ‘올 어바웃 러브’로 5위에 올랐다.

한국 그룹의 앨범이 잇따라 빌보드200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북미 시장에서 K팝 저변이 확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빌보드200 차트 4연속 1위에 오르면서 후광 효과를 입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K팝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뮤빗 관계자는 “K팝 한 그룹의 팬덤은 평균 10여 팀의 다른 그룹 팬클럽에도 가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방탄소년단을 통해 K팝을 접한 해외 팬들이 다른 K팝 가수들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NCT 127이 K팝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타이틀곡 ‘영웅’은 NCT 127을 더욱 짜릿한 매력을 지닌 그룹으로 만들어주는 독보적인 곡”이라며 “이번 앨범이 더 많은 음악 팬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트랙 비디오’와 다양한 티저 콘텐츠 등을 활용했다”고 호평했다.

‘퍼포먼스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NCT 127은 이번 앨범에서 장점을 극대화했다. 타이틀곡 ‘영웅’ 뮤직비디오는 이소룡(브루스 리)의 무술을 접목한 퍼포먼스를 통해 멤버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영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려한 중국식 건축물을 배경으로 이소룡식 발차기, 엄지로 코 매만지기, 쌍절곤 휘두르기 등을 안무에 적용해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규앨범 발매 시 대개 한두 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지만, 이번 앨범은 13개 수록곡 중 11곡의 영상을 촬영한 ‘트랙 비디오’를 순차적으로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앨범 발매 전 ‘네오 존’ 차트 페이지를 열고 온라인에서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마련했다. ‘네오 존’ 페이지에서는 멤버들이 수록곡을 소개하기도 하고 수록곡에 대한 음악 팬들의 선호도를 집계해 발표했다. NCT 127은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미국 최대 추수감사절 행사 ‘메이시스 퍼레이드’ 무대에 올랐고, 최근에는 미국 최대 규모 로데오 축제인 ‘로데오 휴스턴’에서 공연을 펼쳤다.
첫 영어앨범 ‘올 어바웃 러브’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몬스타엑스.
첫 영어앨범 ‘올 어바웃 러브’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는 차별화한 현지 마케팅 전략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카카오엠 스타쉽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다각도로 파악할 수 있는 현지 레이블과 협업하면서 미국 프로듀서,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앨범 작업을 한 덕분에 현지인의 감성을 잘 녹여낸 음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국 시장 특성을 고려한 프로모션도 펼쳤다. 라디오 프로그램과 아침 방송 및 저녁 토크쇼 출연, 현지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가수와 앨범을 노출했다.

특히 수록곡 전곡을 영어로 발표한 것이 승부수였다. 방탄소년단 등 다른 K팝 가수들이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쓴 곡을 내는 것과 다르다. 몬스타엑스 멤버 아이엠은 서면 인터뷰에서 “영어가 세계 공용어이기 때문에 전 세계 팬덤이 곡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번역 없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 급변하는 세계 음악 시장에서 더 깊은 공감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은 미국 프로듀서들과의 작업에 대해 “한국과 다른 작업 환경이 새롭고 신선했다”며 “현지 팀과 음악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성향도 달라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