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인 '김치'는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인 '김치'는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인 김치도 중국 수출길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과거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인 사스(SARS)가 유행하던 당시 '특수'를 맞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2002년 겨울 사스는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휩쓸며 7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단 한 명이 감염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김치의 힘 덕에 한국인들이 사스에 걸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5년 3월 14일 영국 BBC는 김치가 '사스'를 예방하는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사진=BBC 캡처
2005년 3월 14일 영국 BBC는 김치가 '사스'를 예방하는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사진=BBC 캡처
영국 BBC는 김치에 함유된 마늘이 항바이러스 효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치가 바이러스 감염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그해 우리나라의 중국 김치 수출량은 전년 대비 348.1%나 증가하며 김치 시장은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국면에서 김치의 중국 수출액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농식품수출정보사이트 카티(KATI)에 따르면 지난달 김치의 중국 수출량은 1039.6kg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4% 감소했다.

수출금액은 2465달러로 90.3%나 줄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춘절이 2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1월 중순으로 앞당겨져 조업일수가 줄어들며 자연스레 수출량도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급격한 수출 감소에는 춘절 연휴 외에 '코로나19'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제 연휴 기간 등을 연장하면서 통관 인력의 출근이 늦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당초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춘제 연휴 기간을 이달 2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이후 각 지방 정부들이 기업들에 연휴 기간을 9일까지 추가 연장하라고 지시해 최장 17일간의 연휴를 보냈다.

한국에서 많은 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사스 때와는 달리 김치의 효능이 주목받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스 때는 한국이 청정구역 느낌이었지만 현재는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국가이기 때문에 특수를 맞을 일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김치가 바이러스를 예방한다는 것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김치가 바이러스를 예방해준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김치를 챙겨 먹는 것보다는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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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