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떨어지고 사지 마비 부르는 '시신경척수염' 환자 매년 20%씩 급증

국내 시신경척수염 환자가 매년 20% 가까이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성민 서울대병원·김지은 서울의료원·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이 2010~2016년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다.

국내 시신경척수염 환자는 매년 18.5%씩 늘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도 매년 5.4%씩 꾸준히 증가했다. 시신경척수염은 시신경이나 척수에 자가면역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눈 뒤쪽 시신경에 염증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통증이 생긴다. 염증이 척수에 생기면 사지마비나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환자의 70~90%는 여성이다. 상대적으로 아시아인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신경척수염 환자는 2010년 375명에서 2016년 1365명으로 늘었다. 이를 10만 명당 환자 수로 계산하면 0.75명에서 2.56명으로 매년 18.5%씩 증가했다. 김성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시신경척수염에 취약한 유전적·환경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의료 기술 발전으로 그동안 정확히 진단되지 않았던 시신경척수염 환자들이 조기 진단 등을 통해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신경척수염은 다발성경화증과 초기 증상이 비슷하다. 다발성경화증으로 오인되거나 질환 진단이 늦어지는 환자도 많다. 김성민 교수는 “시신경척수염은 다발성경화증과 예후 및 치료 방법이 달라 정확한 초기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다발성경화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