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챔버오케스트라가 15일 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봄’을 연주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챔버오케스트라가 15일 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봄’을 연주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 봄비 같은 촉촉한 관현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경챔버오케스트라 ‘4 SEASONS’ 기획공연의 첫 무대다. 낮에 하는 마티네 콘서트 소식에 강남구 클래식 애호가들은 비소식에도 장천홀을 찾았다. 이날 공연의 주역인 플루트의 상큼하고 청아한 소리, 리듬감 넘치는 재즈풍 선율, 고전 클래식의 진수가 어우러진 무대였다.

‘봄’을 주제로 한 이번 공연은 서울 광림아트센터와 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로 열렸다. 한경챔버오케스트라는 2015년 창단된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단원 25명으로 구성됐다. 금난새 한경필하모닉 음악감독이 이끈다. 이번 공연에서도 금 감독의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졌다.

서막을 연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은 원곡과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금 감독은 연주에 앞서 곡 해설을 하며 원곡대로 바이올린 솔로 부분을 짧게 들려줬다. 소나기 떨어지는 소리, 천둥소리 등 여름의 날씨와 분위기를 묘사한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연주에선 바이올린 솔로 파트를 플루트 솔로로 바꿨다. 한경챔버 단원인 안영지가 연주한 이 파트는 현의 묵직한 느낌과 달리 가볍고도 섬세했다. 여름 소나기라기보다 이날 내린 봄비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어진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봄’ 연주에선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 기악과 재학)와 단원들의 호흡이 돋보였다. 엇박자로 교차하는 현악기들의 합주에 정열적인 리듬이 더해져 감각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클라이맥스는 풍성하면서도 격정적인 연주의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이었다. 3악장의 미뉴에트에서 원곡보다 빠르게 연주해 긴장감과 박진감을 더했다. 금 감독은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에 서둘러 지은 곡이지만 곳곳에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며 다양한 감상 포인트를 설명하기도 했다.

600여 석의 객석은 이날 음료를 제공한 카페 ‘모리나리’의 커피와 ‘수향’이란 브랜드의 향초 향이 가득했다. 올해 총 4회에 걸쳐 펼쳐지는 이 공연은 각 계절을 주제로 6월27일, 9월12일, 12월12일 같은 장소와 시간에 열릴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