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 음악자료실에서 한 이용자가 벽걸이형 CD기기로 음악을 듣고 있다. 박상익 기자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 음악자료실에서 한 이용자가 벽걸이형 CD기기로 음악을 듣고 있다. 박상익 기자
“음악자료실에 오면 언제든 최신 가요를 들을 수 있고요. 어린이자료실에는 새 책이 많아 도서관 놀러오는 게 좋아요.”

서울 신강초등학교 4학년생인 이혜신 양(10)은 양천구립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을 1주일에 세 번 이상 찾는 열성 이용자다. 엄마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은 5~7세 아이들과 방과 후 학원에 가기 전 짬을 낸 청소년도 도서관 단골손님이다. 이렇게 ‘어린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자주 찾는 까닭은 지난해 4월 문을 연 ‘음악자료실’ 덕분이다. 2006년 구립도서관으로 처음 문을 연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은 양천구가 지난해 관내 도서관을 새단장하면서 서울시 최초의 ‘음악특성화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이 도서관은 신월4동 주민센터 3~5층에 자리잡고 있다. 4층 음악자료실에 들어서면 자료실 전체에 흐르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정숙을 강조하는 여느 도서관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266㎡ 규모의 음악자료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음악도서 서가다. 음악철학 미학 음악지도법 음악사 평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도서 1800여권을 열람할 수 있다.

3500여장의 CD가 빼곡한 서가 사이 기둥에는 음반매장에서 볼 수 있는 벽걸이형 CD 플레이어가 설치돼 있다. 원하는 CD를 빌려 탁자에서 들을 수 있다. 창가로 자리를 옮기면 음악자료실의 자랑거리인 LP 플레이어 3대를 볼 수 있다. 재즈, 팝, 클래식, 가요 등 시중에서 쉽게 보기 힘든 LP판 760여장이 있어 옛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 DVD도 3600여장을 소장해 중앙 탁자에 마련해 둔 PC나 음악감상실에서 음악 거장들의 공연 실황을 즐길 수 있다. 편하게 음악을 들으며 책도 읽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음악자료실에는 매주 2000명이 넘는 이용자가 방문한다.

신월디지털도서관은 단순히 자료를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자료실에 마련한 두 대의 전자피아노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월 1~3주에 이용자들의 간단한 사연을 받아 마지막 주에 그들의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틀어준다.

무료로 여는 통기타, 우쿨렐레 등 악기 강습 프로그램은 신청 접수를 하자마자 정원이 다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초등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클래식과 오페라 강좌도 열 계획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카페 같은 음악도서관처럼 도서관이 주민에게 보다 더 즐거운 공간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도서관을 바꿔나가고 있다”며 “1동 1도서관 사업을 진행해 도서관이 문화의 구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