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D의 공포'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아니라 '달러 공포'다. " 미국발 경제위기로 급등한 환율 때문에 고민하는 기업이나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실감하는 말이다. 《달러》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달러의 공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전 세계를 뒤덮게 됐는지 보여주면서 거대한 빚의 거미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고 있는 현대 국제금융시스템의 결함과 거대 금융자본의 사악한 본성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진단한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민간은행인데,미국 정부와 은행들은 필요한 돈을 FRB로부터 빌려 쓰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거대 은행가들이 만든 달러의 부채 거품 위에 올라앉게 됐다는 것.저자는 "이 거대한 덫에서 빠져나오려면 《오즈의 마법사》 겁쟁이 사자가 용기를 얻어 거대한 거미를 죽이는 것처럼 무너져내리고 있는 민간금융시스템(달러 체제)을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달러를 버려라》의 저자들은 앞으로 10여년 동안 달러가 단순한 하락을 넘어 붕괴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며 그 원인과 전망,숨은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들이 달러 붕괴를 예상하는 근거는 두 가지.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는 미국의 재정 적자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부채 증가가 첫째 이유다. 또 보다 근본적으로는 불환화폐 자체가 고대 로마로부터 근대 독일,프랑스,영국에 이르기까지 경제적으로 약화되는 대국이 부채를 통해 패권을 유지하려는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해왔고 달러도 정확히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따라서 금본위제 또는 21세기형 '디지털 금'과 같이 정부의 의지에 흔들리지 않는 화폐제도만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달러 폭락기에 기회를 잡으려면 사상 최고로 값이 치솟을 금을 사라며 광산업이나 귀금속 뮤추얼펀드,은과 희귀금속 등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