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서울의 실재공간과 가상의 서울공간을 사진미학으로 재현한 "언플러그드 씨어터(Unplugged Theater)"전이 3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린다. 임영균 박찬경 박홍천 이주형 김상길 이형종과 독일작가 베른트 할프헤어 등 7인의 작가들이 각자 독특한 시각으로 만들어낸 서울의 이미지를 출품한다. 임영균은 인적이 끊긴 엘리베이터,고층 빌딩 너머로 떠있는 흰구름,텅빈 도심의 차도 등을 흑백사진에 담았다. 서울을 '인기척 없는 부재(不在)'와 부재의 대상인 인공물의 흔적으로 표현했다. 관람객은 흔적만 남은 인공물을 통해 부재의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박찬경과 이주형은 가상의 서울을 보여준다. 박씨의 '세트(Set)'연작은 북한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촬영한 해방 전후 가상의 서울 모습이다. 이씨의 세트장은 남한에서 촬영한 같은 시기의 서울 풍경이다. 두 작품 모두 실제 존재하지 않는 과거 서울을 재현한 것이지만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거대 도시 서울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할프헤어의 작업은 특정 공간을 원형이나 뫼비우스의 띠 모양의 사진 오브제로 제작한 것이다. 무질서하고 강렬한 서울의 풍경을 파노라마 화면처럼 펼쳐냈다. 박홍천은 서울 아파트를 야간에 무작위로 촬영했다. 획일화돼 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은유적으로 고발한 작품이다. 18일까지.(02)544-8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