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은 호주 제2의 도시다. 시드니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분위기는 딴판이다. 시드니를 한껏 멋을 낸 미스 코리아라고 한다면,멜버른은 옷고름 단정한 남원골 춘향이쯤에 비유할 수 있다. 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그만큼 차분하다. 보수적인 냄새도 풍긴다. 호주에서 유일한 트램(도심전차)이 그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렇다고 고리타분하지는 않다. 21세기를 지향하는 현대식 건축물,앞서 달리는 패션과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 등에서 느낄수 있는 생동감이 도시 분위기의 한축을 형성,묘한 매력을 더해준다. 멜버른 관광의 1번지는 멜버른전망대. 서울 남산타워 보다 16m 높은 2백53m로,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사무실 빌딩인 리알토 타워 꼭대기의 전망대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망대까지 단 38초. 전망대에 서면 멜버른시와 그 주변을 3백60도 빙둘러 볼 수 있다. 맑은 날이면 시외각 60km 떨어진 산줄기까지 눈에 잡힌다. 레알토타워에는 멜버른의 역사와 과거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오래된 것이기는 하나 20분짜리 멜버른 홍보영상물도 상영한다. 옛 멜버른 감옥도 주요 관광코스. 19세기 중반 빅토리아주에서 금이 발견된 뒤 이주민들이 몰려들면서 범죄 역시 급증,이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감옥이다. 당시 멜버른에서 가장 큰 건물로 식민정부 권위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관광지로 변한 지금까지도 으스스한 분위기의 이 감옥은 호주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산적 네드 켈리가 교수형에 처해진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네드 켈리를 목매단 교수대,데드마스크,각종 고문도구 등이 진열되어 있다. 왕립식물원은 1846년 개원한 식물원. 조경이 멋지기로 이름 높다. 넓은 잔디밭과 호수가 어울린 경치로 인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식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주 가이드가 안내하는 식물원 투어가 재미있다. 멜버른수족관은 보기 드문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곳. 4층까지 이어지는 관람로는 바다 속을 응축해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가이드와 함께 장비를 착용하고 수조에 뛰어들어 상어 등 바다생물과 헤엄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원탐방. 멜버른은 사실 도시 전체가 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로 이동하든 공원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정도. '가든시티'라고 불리는 이유다. 가장 큰 공원은 로열 보태니컬 가든. 현충원과 같은 국가유공자 기념관이 공원 한 쪽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1차 세계대전부터 한국전쟁,베트남전쟁 등 호주 참전용사들에 관한 전시물이 보존되어 있다. 피츠로이가든도 예쁘다. 호주 대륙을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쿡 선장의 생가는 영국 그레이트 에이턴에 있었는데 1934년 빅토리아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옮겨 왔다. 당시 사람들의 주거생활을 엿볼수 있어 흥미롭다. 트램을 이용하면 이들 관광명소를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자주색 도심순환 트램이 무료로 운행돼 편리하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한 뒤 다음 목적지를 향해 트램에 올라타면 된다. 트램의 묘미를 더 즐기려면 콜로니얼 트램카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좋다. 말 그대로 36석의 전용 트램에 올라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며 멜버른 풍광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 멜버른을 가로 지르는 야라강 유람도 근사하다. 원주민어로 '강이 넘친다'는 뜻인 야라강 물줄기를 따라 하는 멜버른 리버 크루즈가 그것.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공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시닉 리버가든 코스와 강을 따라 내려가는 포트 앤 독랜드 코스가 있다. 프린세스 워크에서 매일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 여행수첩 > 서울에서 멜버른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캐세이패시픽항공(02-311-2800)을 이용,홍콩을 거쳐 멜버른으로 곧장 들어간다. 매일(주 13회) 출발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을 타고 시드니를 거쳐 멜버른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시드니에서 멜버른까지 국내선으로 1시간10분정도 걸린다. 나스항공(02-777-7962)은 "멜버른.캔버라.시드니 6일"여행을 안내한다. 멜버른에서 1박,시드니에서 3박한다. 26일,5월3.10.17.24.31일 출발한다. 1인당 1백19만원. 호주 빅토리아주관광청 한국사무소 (02)752-4131,호주정부관광청 (02)399-6502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