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내린 비와 함께 가을이 찾아왔다. 이미 몇주전부터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손님을 기다리던 의류매장도 이제서야 활기가 도는 듯 하다. 올 가을 남성복은 예년과는 많이 다르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클래식 스타일이 좀더 늘어났다. 색상도 한층 깊고 차분해졌다. 추동시즌 단골 컬러인 짙은 회색은 물론 신사복에는 자주 쓰이지 않았던 검정색이 인기색상으로 부상했다. 보일듯 말듯 잔 줄이 들어간 줄무늬 수트와 영국풍 체크 재킷도 디자이너들이 지목하는 히트예상 아이템. 또 가죽재킷과 7부길이의 코트 등이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일과 색상 허리선이 약간 더 길어졌으며 어깨선은 여전히 부드러운 느낌이 강조됐다. 젊고 날씬해 보이는 3버튼 스타일 대부분. 클래식풍의 영향으로 차분한 회색과 감색 등이 기본컬러로 사용됐다. 여기에 붉은 빛이 도는 브라운에서 겨자 빛이 도는 것까지 다양한 톤의 브라운이 활용되고 있다. 포인트 컬러는 와인,퍼플,여러 색상이 혼합된 멜란지,짙은 올리브 컬러 등. 그러나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색상은 검정이다. 그동안 여성복에서나 보여졌던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 블랙 코디네이션 룩"이 남성복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마에스트로 로가디스 등 남성복들은 그동안 "문상용"으로나 선보였던 블랙수트를 올해는 여러가지 디자인으로 무장한 전략상품으로 내놓았다. 여기에 푸른빛을 띤 검정색인 블루블랙이나 짙은 회색 등 검정과 색상톤이 약간 다른 셔츠와 넥타이를 매치시킨 스타일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캐시미어,세번수 울,실크같이 입었을 때 가볍고 따뜻하면서 잘 구겨지지않는 고급 소재가 강세다. 또 홈스펀,트위드 소재 등 표면이 거칠고 두꺼운 영국풍 옷감과 벨벳처럼 광택이 나면서 표면에 골 조직이 있는 셔닐 소재,구김이 적어 좋은 울트라코어,물세탁이 가능하면서 가죽처럼 느껴지는 폴리스웨이드와 코듀로이,나일론 코팅 소재가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에서 활용되고 있다. 패턴 단색에 아무런 무늬가 없는 것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기모나 조직을 두드러지게 표현해 옷감의 표면감을 살린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띈다. 스트라이프도 급부상중이다. 초크로 그은 듯한 선명한 스트라이프보다는 눈에 보일 듯 말듯한 줄무늬가 크게 인기 끌 전망이다. 체크의 경우 된 글렌 체크(조그만 격자무늬)처럼 잔무늬가 멋쟁이 신사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 도움말=LG패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