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이후 서울 홍대 부근 클럽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했던 인디음악 열풍이 최근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디음악이란 주류 대중음악에 대항하는 음악을 통칭하는 것.

주로 라이브 클럽을 무대로 생산.소비.유통된다.

98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인디밴드들은 올해 들어 그 수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다.

특히 독립레이블을 통해 새로 출반된 인디음반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허클베리핀""갱톨릭""나인티나인"등 주목할만한 인디밴드들의 앨범을 꾸준히 소개해온 독립레이블 강아지 문화/예술이 신인 그룹 "라 씨"(La C)의 데뷔 음반 "From Here To Insanity"(지상에서 광기로)를 내놓아 관심을 모은다.

라 씨는 보컬 박승현(24.한국외대 영어과 재학)을 중심으로 기타 김삼립(24.한국외대 영어과 재학),드럼 남지원(24.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졸업),베이스 홍석훈(24)이 지난해 결성한 4인조 록 그룹.

멤버 모두가 고등학교 시절때부터 친구여서 호흡이 잘 맞는다는게 장점이다.

지난 6월3~4일 연강홀에서 열렸던 세계적인 인디밴드 "심"(Seam)의 공연에서 오프닝 무대를 맡았던 이들은 이제 막 레코딩을 끝낸 신인답지 않게 천연덕스러운 쇼맨십과 뛰어난 연주력으로 관객을 휘어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백""노란 빛깔"을 타이틀 곡으로 한 라 씨의 데뷔 앨범은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얼터너티브 록을 근간으로 해 블루스적 요소와 경쾌하면서도 힘있는 모던록의 리듬을 가미,기존의 인디밴드와는 다른 독특한 색깔을 보여준다.

"물"을 기본적인 컨셉으로 삼아 시간의 순환성과 개인 및 사회에 대한 자유로운 얘기를 담은 가사도 개성이 넘친다.

타이틀 곡 "고백"은 리드미컬한 디스코풍의 노래.

단순하면서도 힘찬 드럼과 기타 연주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80년대 중반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디페쉬모드의 음악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단순히 그들을 흉내내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소화시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빗소리를 표현한 몽환적인 분위기의 도입부에 이어 시원한 기타선율이 돋보이는 "비오는 아침",서로 다른 3개의 톤을 들려주는 보컬과 깔끔한 곡 구성이 인상적인 "후천성 면역 과다증"도 눈길을 끈다.

라 씨는 "당장의 유명세를 쫓기 보다는 록에 바탕을 둔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면서 "일단은 꾸준히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02)3461-4566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