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살이 넘은 노인을 지게에 지고 가서 산 속에 버렸다는 고려장 풍습.

어린 시절 할머니로부터 들었음직한 이야기다.

하지만 과연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야만적이었을까.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방송되는 MBC 특선다큐 "고려장은 있었는가"(연출
최천규)는 고려장 풍습이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추적한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고려장은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우리 무덤을 도굴하기위해 퍼뜨린
유언비어라고 결론 짓는다.

삼국지위서, 계림유사 등의 몇몇 기록들이 고려장의 실례로 인용되지만
객관적 자료로 볼수 없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고려장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64년 발간된 "한국사대관"
(이병도 저).

늙은 부모를 버리는 "기로설화"가 처음 문헌에 나타난 것은 지난 26년의
"조선동화대집"이다.

불과 70여년전에 처음 소개된 이야기인 것이다.

제작진은 일제가 민족비하의식을 퍼뜨리고 도굴을 쉽게 하기 위해 고려장
풍습을 지어낸 것으로 추정한다.

조상의 영혼을 위해 부장품으로 함께 묻었던 숟가락과 밥그릇이 고려장의
증거로 둔갑했다는 얘기다.

충주시 가금면 누암리, 갈동 용전리 등의 노인들이 일제시대 극심했던 도굴
을 증언한다.

최PD는 "전국적으로 모두 66개의 고려장 이야기를 채록했지만 모두 근거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충주MBC 제작.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