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들이 쏟아져 순위에 변동이 많다.

한석규 주연의 "넘버3"이 이틀후에 나온 할리우드 공포물 "아나콘다"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제5원소"는 5주간의 1위 행진을 마치고 4위로 주저앉았다.

"넘버3"은 90년대 한국에서 "넘버 1"을 꿈꾸며 살아가는 3류인생들의
웃기는 이야기.

송능한 감독은 조잡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와 거침없는 대사,
신인다운 기발한 유머를 독특한 릴레이식으로 구성해 세상을 통렬하게
풍자하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종반까지 재치있게 끌어가다 흐지부지 맺는 결말은 신인감독의 한계를
드러냈다.

굳이 미래를 설정해 주인공 태주를 죽게 만드는 것은 사족이다.

도강파 두목 안석환, 실수투성이 킬러 송강호, 가짜시인 랭보 박광정,
"재떨이" 박상면 등 연극판출신 조연의 연기에 주목할 것.

김의성 방은희 주연의 "억수탕"과 주성치 코미디 "산사초"도 각각
16,17위에 올랐다.

브랜드별로는 삼성 "스타맥스"와 대우 "시네마트"의 대결이 치열하다.

"넘버3" "할렐루야" "제5원소" "애딕티브 러브" 등 스타맥스가 상위권,
"피스키퍼" "블랙잭" "나쁜 영화" "티.앤.티" 등 시네마트가 중하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