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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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은 한국인이 암 다음으로 걱정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60%가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날씨가 추운 겨울일수록 활동량이 감소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고령화로 인해 국내 관절염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의료계 자문을 얻어 겨울철 관절염 관리법을 알아봤다.

계단 오르내릴 때 통증발생

"어이쿠 ! 무릎이야"…겨울철 관절염 주의보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나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절염이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골관절염이라고도 부르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도 올라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는 2015년 260만 명에서 2021년 289만 명으로 증가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척추나 고관절, 무릎 등 주로 큰 관절에서 나타난다.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장시간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또는 쪼그려 앉을 때 통증이 악화할 수 있다. 간혹 통증으로 밤에 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다. 관절 운동을 할 때 뻑뻑한 마찰음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는 관절 운동 범위가 감소하고, 주위 압통이 나타나며 관절 연골 소실과 변성에 의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며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도 한다.

과거 퇴행성 관절염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간주돼 수술하기 힘든 질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의학의 발전으로 인공관절을 활용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마모된 무릎 연골을 제거하고, 그 위치에 맞게 의료용 소재로 만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이용준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무릎인공관절수술은 무릎 관절의 심한 통증을 해소하고, 관절을 조절하는 근육·인대·관절 변형을 교정해 환자의 보행 능력을 올려주는 수술”이라며 “관절 안정성과 운동범위를 회복시켜 일상생활 복귀를 돕는다”고 말했다.

“수술로 인대 기능 회복”

"어이쿠 ! 무릎이야"…겨울철 관절염 주의보
인공관절 수술은 미국 정형외과에서 가장 성공적인 수술법으로 인정될 만큼 효과가 입증된 수술이다. 하지만 정확한 검사와 진단, 환자 나이를 고려해 수술을 결정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 진단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 3기 또는 4기가 수술 대상이다. 수술 외적인 방법으로도 치료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적 치료인 인공관절치환술은 관절염 진행으로 관절이 손상됐거나 ‘O’자형 다리 변형이 된 경우,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등에 손상된 관절 면 부위를 제거한 뒤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을 활용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고 변형된 다리도 교정 가능하다. 무릎 관절 기능을 회복시키고 향상할 수 있는 치료법 중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무릎 관절 전체가 아닌 일부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부분치환술도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호영 연세건우병원장은 “부분치환술을 할 경우 환자의 피부를 7㎝만 절개하면 되는 데다 입원 기간도 7~10일로 짧은 편”이라며 “환자의 관절 일부와 인대 등을 살리기 때문에 수술 후 무릎을 완전히 굽힐 수 있을 정도로 관절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류머티즘제로 치료 … 약제 다양

자가면역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은 손이나 발 등의 작은 관절에서 나타난다.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중년기 이후 환자가 많다.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을 공격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염증이 시작되면 활막이 부어오르고 주변 조직의 연골과 뼈를 녹이면서 관절이 파괴된다.

초기 증상은 폐경기에 나타나는 발열이나 우울증, 전신통증 등과 유사하다는 특징이 있다. 단순히 폐경기 증상이라고 넘기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송란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폐경기가 지나가면 증상이 점차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호르몬과 골밀도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상은 세 가지다. 우선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져서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 둘째로 손가락과 발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관절이 양측으로 붓고 아프다. 셋째, 아픈 관절 주위가 붓고 뜨끈뜨끈한 열감이 느껴진다. 중년 여성은 가사 노동을 할 때 작은 관절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관절 통증을 단순 가사 노동 때문이라고 치부해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증상이 심해진다면 바로 류머티즘내과를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

초기 류머티즘 관절염은 항류머티즘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약제는 환자의 염증 수치와 진행 속도, 심장 질환 등 동반 질환을 자세히 살피고 환자의 신체조건을 고려해 선택한다. 최근 면역학이 발전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직접 억제하는 약들이 개발됐다.

폐경기 이후엔 류머티즘 관절염뿐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 및 여러 근육 통증도 나타난다. 또 겨울철 추운 날씨 탓에 외부 활동량이 줄어들면 근 손실이나 골다공증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류머티즘 관절염 증상의 악화 및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