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상속으로…중고차·화장품까지 추천
“20만 대쯤 되는 중고차 중에서 내가 원하는 조건을 찾아 나서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장 신뢰도를 키워내려 합니다.”

최진영 엑스브레인 대표가 4일 열린 ‘제4회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 웨비나에서 꺼내든 키워드는 ‘중고차’였다. 수익모델에 관한 벤처캐피털(VC)들의 날카로운 질문엔 “준비 중인 AI 기반 시세조회 서비스를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로 구성해 핀테크·차량 관리 업체에 판매하겠다”는 구체적 답변을 내놨다. 이번 행사는 유망 AI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을 연결하기 위해 AI미래포럼(AIFF)과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엑스브레인·더발라, “B2C AI 개발”

엑스브레인은 2014년 설립됐다. 최적화된 데이터 학습을 할 수 있는 ‘오토ML’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 기반 시세 서비스는 이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오는 22일 KB캐피탈과 함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에 도입된다. 최 대표는 “한국 중고차 시장은 신뢰도가 낮아 인증중고차 같은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며 “엑스브레인은 제3자 입장에서 AI 기반 시세를 제시하고, 추후엔 모델·연식·가격까지 추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발라는 올해 미국 VC 굿워터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기대주다. 굿워터캐피털은 페이스북, 트위터, 쿠팡, 토스 등 다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키워낸 곳이다. 임관령 더발라 대표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뷰티 유튜버들의 영상을 분석하고, 그 안에 있는 데이터를 추출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 핵심”이라고 말했다.

더발라는 수십만 개에 이르는 뷰티 영상을 자동 분석할 수 있는 비디오 크롤링 엔진을 개발했다. 여기에 유튜버의 메이크업 방식과 시간을 인식하고, 부위별 화장법과 제품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체계를 구현했다. 모두 AI 기술이 기반이다. 출원한 특허 역시 10개가 넘는다. 임 대표는 “퍼스널 컬러 진단·메이크업 레슨·이미지 컨설팅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고 했다.

수호아이오·서울로보틱스 기업용 AI 선봬

블록체인,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에 도전한 스타트업도 있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블록체인업계의 유니티를 꿈꾼다”고 했다. 모바일 세상을 예측하고 전용 게임엔진을 개발한 기업 유니티처럼 블록체인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겠다는 포부다.

수호아이오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내부 AI 기술은 개발되는 소프트웨어(SW)를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준다. 이렇게 완성된 스마트 계약 개발엔진 ‘오딘’은 국내 200여 개 기업과 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호환성과 보안 취약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호아이오는 창업 직후 조지프 루빈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에는 위메이드트리로부터 5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서울로보틱스는 자율주행차 업체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와 이미징 레이더, 3D(3차원) 카메라 등을 제조한다. 최근 들어 집중하는 사업은 ‘주차장 자율주행’이다. 제한된 환경에서 작동하는 자율주행인 만큼 구현이 쉽고, 시장 수요도 뚜렷하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는 “자동차가 생산돼 소비자에게 인도되기까지 2.7개의 주차장을 지나는데, 자동차 기업들은 여기에 매년 9000억원 가까운 인건비를 쓰고 있다”며 “5년 내 BMW 공장 10개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시은/서민준/배성수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