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AI, 유튜브 영상 자동 요약
퍼즐데이터, 업무 개선·최적화
메디팜소프트, 심장병 위험 경고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에 특화된 영상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플AI, 기업의 업무 혁신을 지원하는 ‘프로세스 마이닝’ 개발 기업 퍼즐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 심장질환 진단 앱을 개발한 메디팜소프트….
7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3회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 소개된 업체의 면면이다.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독자 AI 기술로 세계적인 기업을 꿈꾼다는 점은 같다.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은 유망 AI 스타트업과 투자처를 찾는 벤처캐피털(VC)을 연결해주는 행사다. AI미래포럼(AIFF)과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가 함께 마련했다.
유튜버용 AI 솔루션 제공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등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1인 미디어’ 시장은 2018년 3조9000억원에서 올해 6조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창작자 대부분은 방송을 하기에 급급하고 영상 재가공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은 시도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리플AI는 이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건희 리플AI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클리퍼 앱은 1시간 넘는 방송 영상의 주요 장면을 추출해 하이라이트 클립을 제작해준다”며 “AI 자동 추출로 영상 재가공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고 했다.
음성을 문자로 자동 변환해주는 파도 스피치 서비스도 있다. 김 대표는 “1인 방송은 주변 소음이 많고 자신들만의 어휘를 쓰는 경우가 많아 음성인식 난도가 높다”며 “우리의 음성인식 엔진은 인터넷 방송에선 세계 유수 엔진보다 성능이 훨씬 좋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는 현재 인터넷 방송 전문 회사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여러 곳과 리플 공급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음달 일반창작자 대상 리플 앱을 내놓고 내년엔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세스 마이닝 세계 톱3 될 것”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IBM, SAP,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통적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가 있다. 프로세스 마이닝이란 분야다. 기업에 축적된 로그 데이터를 AI로 정밀 분석해 업무 절차 개선, 공정 최적화 등을 꾀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선 걸음마 수준인 프로세스 마이닝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이 퍼즐데이터다.
김영일 퍼즐데이터 대표는 “신한은행 SK텔레콤 LG화학 엔씨소프트 등 대기업이 우리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은 프로세스 마이닝 도입 이후 고객의 예금 가입 전환율이 세 배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23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30억원 규모 추가 투자도 조만간 완료된다”며 “프로세스 마이닝 분야에서 ‘글로벌 톱3’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메디팜소프트는 의료 AI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휴대폰으로 심장 질환 위험을 알려주는 카디아이를 개발했다. 전재후 메디팜소프트 대표는 “카디아이는 올 3월 마친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에서 정확도, 민감도 등 주요 지표가 94%에 이르렀다”며 “휴대용 심장질환 측정기로는 국내에서 처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럽 CE인증을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카디아이는 지난 6일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확정돼 국내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까지 해외 40여 개국으로 공급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거나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지난 3월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진단이다. NSCAI는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샤프라 캣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에릭 호로비츠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과학책임자(CSO), 앤디 제시 아마존 CEO 등이 참여한 위원회로, 미국 정부의 AI 전략을 탐색했다.《백악관 AI 리포트》는 이 보고서를 번역·편집한 책이다. 총 756쪽의 보고서 가운데 중복된 부분과 전문적인 군사 분야 내용을 빼고 약 300쪽 분량으로 추렸다. NSCAI가 2018년 의회 산하 기구로 설치된 건 그만큼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AI는 인류를 이롭게 하는 데 활용되지만 경제와 국가안보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가 되고 있다.보고서는 백악관이 나서서 AI 전략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턱없이 부족한 AI 인재 확보를 위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고도로 숙련된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한다.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막고, 필요하다면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과 협의해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의 중국 수출을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중국인민해방군 엘리트들이 연구원으로 가장해 미국의 기술을 훔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비자 심사를 강화해 유입을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위원회는 또 “지금은 국가 정책에 대한 추상적인 비판이나 적자 지출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며 “1956년 재정적으로 보수적인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주 경계 간 연결 고속도로 건설에 100억달러(현재 가치로 약 960억달러)를 투입했듯 AI에도 그와 같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벤처캐피털(VC)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2019년 이후 명맥이 끊겼던 VC들의 상장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7일 VC업계에 따르면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은 삼성증권과 KB증권이 맡고 있다.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17년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7000억원가량을 운용하는 국내 10위권 VC다.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VC 중 가장 많은 펀드 수익을 올렸다. 이 기간 6개 펀드를 청산해 2043억원의 수익을 가져갔다. 수익 멀티플(배수)은 2.5배에 달한다. 크래프톤, 직방, 지그재그, 스타일쉐어, 쏘카 등 굵직한 기업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크래프톤은 20조원대 기업가치로 증시 데뷔에 성공했고 지그재그와 스타일쉐어는 각각 카카오와 무신사에 인수되며 ‘잭팟’을 터뜨렸다. 올해 상장한 제주맥주, 진시스템, 원티드랩 등 중소형 공모주에도 주요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1세대 VC로 꼽히는 KTB네트워크는 8월 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해둔 상태다. 연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전신은 1981년 문을 연 공기업 한국기술개발이다. 40년의 업력을 쌓은 KTB네트워크는 자산 1조1200억원을 굴리는 국내 최대 VC가 됐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몰로코 등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키워냈다. 배달의민족에 2014년 23억원을 투자해 올초 625억원을 회수하면서 26배의 차익을 실현했다.캡스톤파트너스도 IPO 도전을 공식화했다. 내년 상장이 목표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초기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마이크로 VC’를 지향하고 있다. 운용자산(AUM)은 2000억원대로 크지 않은 편이지만 마켓컬리, 직방, 정육각 등 성장세가 가파른 회사들을 초기에 알아보고 투자했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투자로 주목받았다. 기업가치가 100억원이 채 되지 않던 시기에 처음 자금을 넣었다. 이후 당근마켓의 모든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총 네 차례, 153억원을 베팅했다. 이후 당근마켓의 몸값은 3조원으로 불어났고 캡스톤파트너스의 수익률은 20배에 육박하게 됐다. 이 밖에 HB인베스트먼트와 LB인베스트먼트, 벤처 액셀러레이터(초기 투자 및 멘토링 제공업체)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VC들의 상장 도전은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끝으로 없었다. 2010년대 중반 상장했던 나우IB, 아주IB투자, SV인베스트먼트 등의 주가가 한동안 부진했던 게 VC들이 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데 한몫했다.하지만 최근에는 벤처투자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IPO 열풍이 부는 등 상황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상장 VC의 영업실적도 올 상반기 크게 개선됐다.VC업계 관계자는 “상장 VC들의 주가가 호전된 지금이 IPO에 나설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벤처펀드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펀드 결성 등 투자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모든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는 스토리지 플랫폼은 최초입니다. 한국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기업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리체계를 신속하고 유연한 시스템으로 바꾸겠습니다.”스토리지는 데이터를 장기 저장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인프라의 필수 구성품이다. 퓨어스토리지가 지난 6일 발표한 ‘퓨어퓨전’ 솔루션은 스토리지 활용의 지평을 한 차원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찰리 잔칼로 퓨어스토리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규 솔루션은 기업의 스토리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준다”며 “대량 데이터 관리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퓨어스토리지는 연매출 16억8000만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스토리지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퓨어퓨전은 통합 스토리지 관리 플랫폼이다. 기업이 자체 전산망(온프레미스)에 보유한 스토리지를 클라우드 저장 공간과 연동하고, 일거에 시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퍼블릭(개방형)·프라이빗(폐쇄형) 등 클라우드 종류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그는 “기업으로선 데이터 저장 인프라를 위해 재투자해야 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AI 서비스 기업은 신규 솔루션의 주요 타깃 중 하나다. 대량 데이터로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이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잔칼로 CEO는 “스토리지는 최종 사용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결정된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와 퓨어스토리지, AI 서비스 기업이 연합해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한국에서는 더 독특한 전략을 구사한다. 토종 AI 스타트업과의 빠른 ‘합종연횡’이다. 퓨어스토리지는 지난달 일정관리 AI 스타트업 레블업을 본사 ‘기술 연합 파트너사(TAP)’에 포함시켰다. TAP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업체 44곳이 있다. 스타트업이 이름을 올린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한국이 최초다.퓨어스토리지가 협력을 검토 중인 한국 AI 스타트업은 70곳에 달한다. 잔칼로 CEO는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은 다른 국가와 달리 선도적 서비스를 내놓는 AI 스타트업이 많다”며 “이미지 분석, 신약 개발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파트너사를 추가 물색하겠다”고 말했다.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