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커뮤니티 서비스' 각광

"직접 소통 적은 밀레니얼 세대
오프라인 모임에 관심 많아"
인기 끌자 수십억대 투자 이어져
“모르는 사람과 함께 운동하고,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요. 거실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네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내놓은 커뮤니티 서비스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된 고객은 스마트폰을 매개로 ‘손가락’으로 의사소통하는 게 자연스러운 2030 밀레니얼 세대다. 낯을 많이 가릴 것 같은 젊은 소비자가 오히려 더 오프라인 모임에 목말라한다는 게 스타트업들의 설명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반전

트레바리

트레바리

독서 모임 커뮤니티 스타트업 트레바리가 대표주자로 꼽힌다. 회원이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아지트’에 들어가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은 회원들과 함께 자유롭게 책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회원은 4개월 단위로 받는다. 창업 3년째인 트레바리의 유료 회원은 5600명에 이른다. 독후감을 제출하지 않으면 클럽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엄격한 규정에도 두 시즌 이상 참여하는 회원이 상당하다. 재등록률이 50%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남의집

남의집

버핏서울의 키워드는 ‘운동’이다. 운동 목적과 거주 지역 등을 설정하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조가 편성된다. 조원과 함께 6주 동안 운동을 함께하는 게 서비스의 골자다. 2017년 만들어진 버핏서울의 유료 회원은 5000명 선이다.

빌라선샤인은 2030 중에서도 일하는 여성들을 겨냥했다. 밀레니얼 세대 직장 여성이 겪는 ‘유리천장’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버핏서울

버핏서울

스타트업들은 회사 이외의 공간에서 성장 기회를 찾으려는 밀레니얼 세대가 많다고 설명한다. 헌신의 대상을 ‘회사’가 아니라 ‘자신’으로 삼는 경향이 뚜렷한 만큼 사적 네트워크에 대한 욕구도 크다는 설명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주 52시간 근로제 등도 커뮤니티 서비스가 활성화된 배경으로 꼽힌다.

트레바리 회원인 직장인 신주철 씨는 “창의력이 필수인 콘텐츠업계에서 일하면서 느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커뮤니티 모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카멜레존’을 찾아서

남의집

남의집

사적 공간인 집을 모임의 장소로 활용하는 플랫폼도 있다. ‘거실 여행’을 표방하는 스타트업 남의집이 대표적이다. 집 거실에서 주인과 손님이 만나는 콘셉트다. 취향이 비슷한 유료 회원만 거실 입장이 가능하다.

모임의 성격은 여러 가지다. 거실에서 함께 책을 읽는 ‘남의집 서재’, 특정 국가에서 거주했던 사람들이 모이는 ‘남의집 해외’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150명의 집주인이 300회 이상의 모임을 열었다. 지난 3월부터는 ‘제주 살다’ ‘성수 살다’ 등 특정 동네 기반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남의집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제시한 트렌드 키워드인 ‘카멜레존(Chamelezone)’의 개념과 닿아 있다. ‘카멜레온(chameleon)’과 공간을 의미하는 ‘존(zone)’을 합성한 신조어다.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것처럼 공간이 기존 용도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춰 새롭게 변신하는 것을 일컫는다. 거실이라는 사적 공간이 모두가 모이는 공적 공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커뮤니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트레바리는 2월 50억원, 버핏서울은 6월 15억원, 남의집은 지난 6일 3억원을 유치했다. 빌라선샤인은 소셜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에서 초기 투자를 받았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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