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면허 필요없다'는 타다…'불법으로 간주하겠다'는 정부
정부가 택시·플랫폼 상생안을 오는 10일 발표하지만 타다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상생안에 동의하지 않는 모빌리티(이동수단) 플랫폼 업체는 ‘불법’으로 간주한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입장이다. 상생안의 주된 내용은 면허 총량제다. 정부가 택시 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택시 수를 줄이고, 감차한 면허를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에 넘긴다는 게 골자다.

플랫폼 업체들은 새로운 면허를 받는 대신 면허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대부분 업체들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임을 감안해 대당 월 40만원의 임차비를 받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택시면허 필요없다'는 타다…'불법으로 간주하겠다'는 정부
상생안을 두고 관련 업계는 두 진영으로 갈린 상태다. ‘타다’ 브랜드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는 VCNC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반대’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미 합법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규제’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예외조항’을 활용하고 있다.

VCNC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지난 5월 “정부나 모빌리티 업체가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VCNC를 제외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소속 모빌리티 업체들은 정부 안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택시업계와 모빌리티업계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면 둘 다 ‘공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국토부에서 ‘부담되지 않는 선’의 비용 부담을 약속한 것도 정부안을 수용한 이유로 꼽힌다.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스타트업으로서는 지금 이렇게라도 사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대체로 찬성한다는 분위기다. 당초 반대할 것이라고 밝힌 ‘강경파’ 서울개인택시조합도 정부 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큰 틀에서 찬성”이라며 “타다 처분 등 세부적인 사항에서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VCNC와 같이 합의안에 찬성하지 않는 업체들은 ‘불법’ 꼬리표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인데 VCNC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졸속으로 마련된 합의안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공청회 등 충분한 소통의 자리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장관 교체를 앞두고 선거용 치적으로 나온 방안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