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하나뿐인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재가동에 들어간다. 2014년 7월10일 전력 계통에 합선이 일어나 가동을 멈춘 지 3년5개월여 만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0일 제75회 전체회의를 열어 ‘하나로 원자로 건물 내진 보강 검사 결과에 따른 재가동 심의안’을 의결했다. 하나로는 원자력안전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최종 점검 회의를 거쳐 이르면 오는 5일쯤 정상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대전 유성구 덕진동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설치된 하나로는 1995년 첫 가동에 들어간 30㎿급 연구용 원자로로,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주로 의료용·산업용 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를 활용한 단백질 연구, 의약품 개발 등에 활용된다.

하나로는 2014년 전력계통에 이상이 발견돼 일시 가동을 멈췄다. 당시 문제는 해결됐지만 원자로 건물 벽체 일부가 내진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강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는 지난 4월에야 마무리됐다. 대전시는 시민단체들이 보강공사가 끝난 뒤에도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자 시민검증단을 발족하고 안전 적합성 검사를 추가로 요구했다.

가동 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동위원소 생산과 과학 연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의료용 동위원소 요오드(I)-131과 비파괴검사에 사용되는 이리듐 등은 가동 중단 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의학·산업계에서 입은 매출 손실이 약 650억원으로 추산된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규모 6.5~7 지진을 견디는 수준으로 내진 능력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