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체들이 월드컵 `현금 마케팅'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는 이번 월드컵에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응모자에게 각각 30억90만원과 32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이번 행사에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한국팀이 1골을 넣을 때마다 1인당 10만원씩 최고 3골까지 30만원을 주고, KTF는 1골차로 이기면 8만원, 2골차로 이기면 16만원, 16강에 진출하면 추가로 16만원을 지급해 1인당 최고 32만원을 나눠준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상금을 내걸어 이동통신업체들간 출혈경쟁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도 나왔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들 업체는 적은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뒀으며 `생색도 내고 실익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 것. 이번 행사의 응모조건을 보면 SK텔레콤은 스피드011 애니콜 단말기로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 한정했으며, KTF는 단말기종에 관계없이 신규가입자로 국한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상금 마련을 위해 현대해상에 15억원을 주고 컨틴전시(상금보상) 보험을 들었으며 KTF는 현대해상에 2억4천만원을 지불하는 등 보험사 두 곳에 5억원 미만의 보험료를 냈다. 그러나 이들 두 회사가 이번 현금 마케팅으로 거둔 효과는 이같은 지출액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 KTF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응모자수는 2만2천여명. KTF 관계자는 "특히 한국팀이 잇따라 가진 잉글랜드와 프랑스팀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자 응모자수가 갑작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KTF의 가입자당 월매출(ARPU)이 4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 지출 금액은 이들 2만2천여명의 한달 통화료도 안되는 돈이다. 이들이 수년간 KTF의 이동전화를 사용하게 되면 수백억원의 매출이 굴러들어온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애니콜 단말기로 신규가입한 고객이 25만명 가량으로 이들이 매달 갖다주는 통화료는 엄청날 전망이다. 이번 행사로 인해 SK텔레콤과 KTF는 지난달 가입자수가 크게 증가, 전달에 단말기 보조금 중단 여파로 침체국면으로 빠졌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43만8천명이 새로 가입하고 19만3천명이 해지해 24만5천명의 가입자가 순증했으며 KTF는 28만9천명의 신규가입과 20만3천명의 해지로 8만6천명이 불어났다. 지난 4월에는 SK텔레콤의 가입자가 5만명 증가하는데 그쳤고 KTF는 2만6천명이 감소했었다. 이들 두 회사가 월드컵 현금 마케팅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지만 현금을 내걸지 않았던 LG텔레콤은 5월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져 대조를 보였다. LG텔레콤은 지난달 8만명이 새로 가입하고 11만5천명이 해지, 3만5천명이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