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이덕주씨(27). 그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 찾기다. 이미 3∼4개의 온라인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은 그는 수시로 모니터 화면에 떠오르는 취업정보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씨의 경우처럼 인터넷을 통해 취업정보를 검색하는 구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채용업체들도 약진하고 있다. ◇외환위기가 성장의 기폭제=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부분의 온라인 채용업체는 IMF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98년 이후 설립됐다.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해고와 구직난으로 일자리 정보 제공이 새로운 사업아이템으로 부각된 것이다. 마침 급속히 확산되던 인터넷 붐과 맞물리면서 구직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온라인 채용 사이트에 쏠리게 됐다. 기업들의 채용패턴 변화도 온라인 채용시장을 키운 결정적인 원인. 그룹공채가 축소되는 대신 계열사·사업부문별로 각사의 인력수급 상황에 맞춘 수시채용이 보편화됐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채용의 효율성이 입증됐다. 이로인해 온라인 채용사이트에 구인공고를 올린뒤 인재를 구하는 채용관행이 일반화되고 있다. ◇매출신장률 1백%에 달해=현재 전문 취업사이트를 표방하고 있는 곳은 모두 3백여곳이 넘는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을 넘어 제대로 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인크루트,스카우트 등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채용업체들은 지난해 채용공고 서비스 유료화라는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한뒤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크루트는 최근 3년간 매출액 기준으로 해마다 1백%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35억원. 올해에는 70억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인회원도 현재 71만명으로 전년대비 75% 증가했다. 지난해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잡코리아는 올해 매출목표를 65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2000년 매출 11억원에 순손실 2억5천만원을 기록했던 스카우트도 지난해 35억원 매출에 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잡링크는 지난해 전년대비 1백%이상이 늘어난 2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 매출 목표(49억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모델 다각화=온라인 채용업체들의 수익모델은 그동안 기업회원을 대상으로 한 유료 취업공고 등록서비스,인재DB서비스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채용과 연관된 다양한 분야의 신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채용대행 서비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채용공고를 내는 대기업마다 채용인원보다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구직자가 몰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로인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채용업무 아웃소싱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온라인채용업체는 입사지원서 접수에서부터 서류전형과 적성검사,합격자 발표 등 최종 면접을 제외한 전 과정을 대신해주고 있다. 인재 DB를 활용한 헤드헌팅사업과 외부 직업교육기관과 구직자들을 연결해주는 교육사업분야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사가 '변수'=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기업들의 온라인 채용이 완전히 뿌리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채용청탁 등 불공정 요소를 배제할수 있고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인사담당인력을 줄일 수 있는 온라인 채용업체들의 채용대행 서비스가 기업들 사이에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다. 2000년 한국에 진출한 몬스터닷컴(www.monster.com)과 지난해 지사를 설립한 잡스디비(www.jobsdb.com)등도 지금까지의 관망자세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이로인해 채용 관련 시장의 규모 확대는 물론 특화된 서비스 제공 여부에 따른 업계의 판도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