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프장들이 인터넷 골프사이트 게시판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골퍼들의 골프사이트 이용률이 급증하면서 게시판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골프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단 골프장에 대한 불만의 글이 사이트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네티즌들은 해당 골프장을 ''질 나쁜 골프장''으로 낙인찍어 버린다.

또 비난의 글은 여러 사이트에 옮겨 실리기 때문에 골프장측은 회복하기 힘든 이미지 실추를 당하게 된다.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곳은 퍼블릭코스인 경기도 고양의 올림픽CC.대부분의 골프사이트에 올림픽CC 운영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와 있다.

골프토피아의 한 이용자는 "캐디들이 얼마나 경기진행을 재촉하는지 여기가 골프장인지 유격장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사이트에도 "오후 3시에 플레이를 시작해 밤 10시에 끝났다"며 "손님을 너무 받아 티잉그라운드마다 적어도 3,4팀이 기다릴 정도"라고 올림픽CC의 ''악덕운영''을 꼬집었다.

최근에는 지산CC의 캐디가 골프백에 모래와 쓰레기를 담은 사건이 벌어져 진위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산CC를 이용한 한 골퍼는 "캐디에게 클럽을 함부로 다룬다고 주의를 주었더니 이에 대한 앙갚음조로 젖은 모래와 쓰레기를 백에 넣었다"는 글을 각종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렸다.

그때부터 네티즌 사이에서는 지산CC를 비판하는 글들이 수십건씩 쏟아졌고 마침내 지산CC 관계자가 해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골프회원권을 구매했다가 피해를 당한 골퍼가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을 찾아 집단대응 방법을 찾기도 한다.

물론 골프장의 코스관리와 캐디의 친절에 대해 감사하는 글도 실린다.

골퍼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골프장들이 더 이상 골퍼들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시각이 많다.

서비스는 엉망이면서 수익에만 급급한 골프장들은 앞으로 인터넷 사이트상에서 골퍼들의 ''집단 행동''으로 복구불능의 피해를 당할지 모르는 세상이 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