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 기업 노보노디스크가 8일(현지시간) 자사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또다른 비만 치료제 기업 일라이 릴리도 이날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체중 감량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장기 임상시험 결과 위고비 복용 환자들은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비복용 환자 대비 20% 적었다고 발표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018년부터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고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45세 이상 성인 1만7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실험군을 나누어 일주일에 한 번씩 위고비와 위약을 투여한 결과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들의 심장마비와 뇌졸중,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보다 20% 적은 것으로 입증돼 연구 목표(위험 최소 17% 감소)를 충족했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과 유럽에서 심혈관 질환의 확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심혈관 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으면 더 많은 보험사들이 위고비를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어서다. 위고비는 한달 복용량 기준 가격이 1350달러인 만큼 보험이 적용되면 더 많은 환자들이 접할 수 있다.

다만 메스꺼움, 설사 등 위고비의 부작용도 알려져 있다. 유럽 보건 당국은 최근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들의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이 잠재적인 부작용 위험일 가능성을 두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노보노디스크는 17.26% 뛰면서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달러 기준 4230억달러(558조원)로, 유럽 상장사 중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이어 2위다.

비만 치료제 부문의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도 이날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4.87% 급등했다. 일라이 릴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8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당뇨병 치료제 등 판매 호조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전문가 예상치는 75억8000만달러였다. 순이익은 17억6300만달러로 85% 급증했다.

다른 비만 치료제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11.9%, WW인터내셔날은 12.6%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비만 시장 규모가 2030년 770억달러(약 101조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